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좌측)과 구스타보 페트로 콜롬비아 대통령(우측) [사진=AFP·연합뉴스] 베네수엘라 공습 이후 콜롬비아를 향해 군사적 위협 발언을 쏟아냈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사흘 만에 구스타보 페트로 콜롬비아 대통령과 직접 통화하며 외교적 접촉에 나섰다.
미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7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구스타보 페트로 콜롬비아 대통령과 약 35분간 통화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통화 직후 자신 소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콜롬비아의 페트로 대통령과 통화하게 되어 매우 영광이었다. 페트로 대통령은 마약 문제와 그동안 논의해 온 여러 이견에 대해 설명했다”라고 적었다. 이어 “저는 그의 통화와 어조에 감사하며 가까운 시일 내에 그를 만나기를 기대한다.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과 콜롬비아 외교부 장관이 회담 준비를 진행하고 있다. 회담은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열릴 예정이다”고 밝혔다.
콜롬비아 정부도 통화 사실을 확인하며 “좋고 긍정적인 통화였다”고 평가했다. 백악관 특파원 켈리 마이어는 콜롬비아 측 설명을 전하며 대면 회담 준비가 실무선에서 진행 중이라고 보도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베네수엘라 공습 이후 중남미 국가들에 미국의 추가 개입 가능성을 경고했다. 콜롬비아도 그중 하나였는데,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일 페트로 대통령을 “코카인을 만들어 미국에 파는 것을 좋아하는 병든 인간인데,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고 비난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콜롬비아 군사 작전 개시 의향에 대한 질문에는 “좋은 생각인 것 같다”고 답했다. 그는 지난달에도 페트로 대통령에게 “조심하는 게 좋을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이에 대해 페트로 대통령은 미국의 개입 가능성에 공개 경고를 내놨다. 현지 매체 시티 페이퍼 보고타에 따르면 그는 “농민들을 폭격하면 수천 명의 게릴라들이 산으로 돌아갈 것”이라며 “우리 국민 대다수가 원하고 존경하는 대통령을 체포하면 민중의 분노가 폭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콜롬비아는 안보 대응도 강화했다. 콜롬비아 국영 석유회사 페트로는 베네수엘라 국경 인근에 콜롬비아 군인 3만 명이 배치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날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를 계기로 양국 모두 협상 모드로 전환할 것으로 예상된다. 콜롬비아는 세계 최대 코카인 생산국으로 전통적으로 중남미에서 미국과 가장 가까운 나라로 꼽힌다. 그러나 지난 2022년 페트로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콜롬비아 사상 최초 좌파 정권이 출범했고 트럼프 대통령 재임 이후 양국 관계는 악화됐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콜롬비아와 함께 개입 가능성을 시사한 멕시코에는 마약 카르텔 추적을 위한 군 파견을, 쿠바에는 베네수엘라 지원이 끊길 경우 정권 붕괴 가능성을 시사하는 등 압박을 이어가고 있다.
아주경제=이은별 기자 star@aju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