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사태'와 관련해 구속영장이 청구된 MBK파트너스 김병주 회장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이 오는 13일 열린다. 서울중앙지법은 김 회장과 김광일 부회장 겸 홈플러스 공동대표 등 경영진 4명에 대한 영장심사를 13일 오후 1시 30분에 진행한다고 밝혔다. 수사가 본격적인 사법적 판단의 단계로 접어들었음을 알리는 대목이다.
이번 영장심사의 핵심은 단순한 경영 성과의 평가가 아니다. 검찰은 홈플러스의 신용등급 하락 가능성이 제기된 상황에서 대규모 전자단기사채 발행이 이뤄졌고, 이후 기업회생절차가 신청되면서 투자자 손실이 발생했다는 점을 쟁점으로 제시하고 있다. 신용등급 강등과 회생 신청 사이의 시간적 간격, 그리고 그 과정에서의 의사결정 경위가 법원의 판단 대상이 된다.
MBK 측은 모든 혐의를 부인하며, 수사에 성실히 협조해 왔고 회생 절차 역시 회사를 정상화하기 위한 선택이었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방어권은 존중돼야 하며, 혐의의 성립 여부는 오로지 법과 증거에 따라 가려져야 한다. 영장심사는 그 출발점일 뿐, 결론을 미리 단정할 수는 없다.
그럼에도 이번 사안이 갖는 의미는 가볍지 않다. 사모펀드는 이제 일부 투자자의 수익을 넘어서, 수많은 근로자와 협력사, 개인·기관 투자자의 이해가 얽힌 핵심 경제 주체다. 위기 국면에서의 자금 조달과 회생 결정이 시장 신뢰와 투자자 보호 원칙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는 기본과 상식의 문제다.
해외에서도 사모펀드의 책임을 둘러싼 논쟁은 반복돼 왔다. 고부채 인수 이후 기업의 재무 부담이 커진 사례들은 사모펀드의 운용 방식과 책임 인식에 대한 사회적 논의를 촉발해 왔다. 반대로 인수 이후 지배구조 개선과 중장기 투자를 통해 기업 가치를 높인 사례도 적지 않다. 결과의 차이는 결국 운용 철학과 책임의식에서 갈린다.
투자의 세계에는 “신뢰는 쌓기는 어렵고 무너지는 것은 한순간”이라는 격언이 있다. 자본시장은 효율을 추구하지만, 신뢰 위에서만 작동한다. 이번 영장심사는 특정 기업의 유불리를 가르는 자리가 아니라, 한국 자본시장에서 사모펀드의 책임이 어디까지 요구되는지를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 것이다.
사법 절차는 차분하게 진행돼야 한다. 동시에 그 과정과 결과는 한국 자본시장이 어디까지를 허용하고, 어디서부터 책임을 묻는지에 대한 기준을 세우는 계기가 돼야 한다. 기본과 원칙, 그리고 상식의 관점에서 말이다.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