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는 산책 금지, 고양이는 이사 가서 키우세요”…법적 강제력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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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는 산책 금지, 고양이는 이사 가서 키우세요”…법적 강제력 있을까?
화재 이유로 반려묘 퇴출 요구한 오피스텔 “입주민간 사적 사안이라 개입하기 어렵다”
인천의 한 오피스텔에서 화재 위험을 이유로 고양이를 키우는 세대에 이사를 권유하는 공지가 나오면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한 오피스텔에서 화재 위험을 이유로 고양이를 키우는 세대의 이사를 요구해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제미나이 생성 이미지 9일 인천 서구청에 따르면 청라국제도시 한 오피스텔 관리실은 지난달 열린 입주민 총회에서 사육 금지 동물로 고양이, 페럿, 토끼, 너구리 등을 규정했다고 공지했다.

또 공지문을 통해 “고양이류를 키우는 세대는 인덕션 안전 커버를 씌워야 한다”며 “꼭 고양이를 키워야 하는 세대는 다른 곳으로 이사할 것을 정중히 요청한다”고 알렸다.

관리실 측은 지난해 9월 고양이로 인한 화재가 발생한 사례를 언급하며, 입주민들의 협조를 구하기 위한 취지였다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피스텔은 공동주택 관리법 적용 대상 아냐”

고양이 사육을 제한하는 오피스텔의 방침을 두고 입주자들 사이에서 반발이 나오고 있다.

해당 오피스텔 한 입주자는 “화재의 원인과 해결을 고양이를 키우는 세대는 이사하라는 식으로 연결한 공지에 문제의식을 느꼈다”며 “오피스텔 운영 방식이 이전부터 비상식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오피스텔 측은 “입주자 총회에서 결정된 사안으로, 관리실은 이를 공지했을 뿐”이라며 “강제 조치라기보다는 협조를 요청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와 관련해 관할 지자체는 행정 조치 등으로 강제할 방법은 없다는 입장이다.

서구청은 “아파트가 아닌 오피스텔은 공동주택 관리법이 적용되지 않는다”며 “입주민간의 사적인 사안이라 개입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주민 사적 자치 vs 반려인 행복추구권…엇갈린 시선

다양한 사람이 한 건물에 사는 공동주택의 특성상 반려동물과 관련한 갈등은 끊임없이 불거지고 있다.

앞서 충남 예산의 한 아파트에서 ‘반려견 산책 금지’ 안건을 두고 입주민 투표가 진행됐다. 입주자대표회의는 수년간 반려견 배설물 방치 문제가 끊이지 않아, 투표에 이르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평소 반려동물 배변 문제로 불만이 있던 주민들은 적극 찬성한 반면, 반대 주민들은 배변을 치우도록 조치하면 될 일이지 반려견 산책 전면금지는 지나치다며 반발했다.

투표 결과(찬성 203표·반대 201표) 단지 내 반려견 산책 금지 안건이 통과됐다. 재작년 성남시의 한 아파트에서도 비슷한 관리규약 제정을 두고 같은 논란이 있었다.

또 다른 한 아파트에서는 관리규약을 근거로 아예 ‘가축 사육 금지 안내’ 공고문을 붙인 게 SNS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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