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분기 국내 주식시장 '큰손' 국민연금이 인공지능(AI) 열풍으로 단기간 급등했던 성장주 지분을 줄이고, 저평가된 유통·지주·건설 관련주를 사들여 국내 주식 포트폴리오를 재편한 것으로 나타났다. AI·반도체 수혜주 등에서 차익을 실현하는 대신,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과 주주환원 확대 기대가 큰 저PBR(주가순자산비율) 종목을 중심으로 저가 매수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AI 열풍 탄 소부장 '차익 실현'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지난해 말 AI 반도체 기판 관련주로 묶이며 주가가 급등했던 종목들의 지분을 축소했다. 대표적으로 고성능 PCB(인쇄회로기판) 제조사인 이수페타시스(11.50%→10.25%)와 반도체 기판을 공급하는 대덕전자(12.83%→11.58%)의 지분율이 1%포인트 이상 하락했다. 이들 종목은 지난해 AI 서버 수요 폭증으로 기록적인 주가 상승률을 보였던 곳들이다. 업계에서는 국민연금이 과열된 성장주에서 '차익 실현' 매물을 내놓은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 밖에도 K뷰티 호황 수혜를 입었던 화장품 ODM 업체 코스맥스지분(13.37%→11.73%)을 일부 정리하며 수익을 실현했다. 대상(12.54%→11.23%) 등 일부 소비재 종목에서도 비중을 덜어내며 리스크 관리에 나섰다.
'밸류업' 기대감에 유통·지주 등 소외주 대거 '줍줍'
반면 오랫동안 소외주로 분류됐던 저평가 대형주들은 국민연금의 장바구니에 대거 담겼다. 특히 백화점과 대형마트를 보유한 유통주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신세계(12.60%→13.42%)와 현대백화점(13.17%→13.46%) 등 대표적인 유통주들의 지분이 일제히 상승했다. 지주사 전환 이후 저평가 국면을 지속하고 있는 OCI홀딩스의 지분 역시 10.49%에서 12.27%로 1.78%포인트 대폭 상승했다. 이들은 자산 가치·수익성 대비 주가가 낮은 대표적 저PBR 종목들로, 정부가 추진하는 기업가치 제고 정책의 직접적인 수혜주로 꼽힌다. 업계에서는 단기 성장 모멘텀보다는 저평가 해소가 가능한 가치주라는 점에 주목해 이들 종목을 선별한 것으로 해석한다.
또한 국내 건설 업황이 부진한 가운데 현대건설(9.97%→11.00%) 등 원전 및 해외 수주 모멘텀을 보유한 건설주에 대한 비중을 늘렸다. 배세호 iM증권 연구원은 현대건설에 대해 "지난해 원전 벨류체인 내 대형원전, 소형모듈원자로(SMR) EPC(설계·조달·시공)사로의 입지가 커졌으며, 올해 본격적으로 원전 계약 및 착공 개시가 예정돼 있다"며 건설업종 최선호주로 제시했다. HDC현대산업개발(10.16%→10.45%) 등의 경우 주가가 바닥권에 진입했다는 판단과 함께 중장기적 회복 가능성에 베팅한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 HL만도(10.01%→12.76%)의 지분율을 한 분기 만에 2.75%포인트 끌어올리며 강한 매수 의지를 보였다. 이는 HL만도가 자율주행과 전동화 부품 중심의 미래 모빌리티 핵심 기업으로 체질 개선에 성공했다는 평가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권현지 기자 hj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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