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스케치]얼음 위에 펼쳐진 불가사의한 풍경… 화천산천어축제, 겨울 축제의 막을 올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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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스케치]얼음 위에 펼쳐진 불가사의한 풍경… 화천산천어축제, 겨울 축제의 막을 올리다
화천산천어축제가 10일 강원 화천군 화천읍 화천천 일대에서 개막한 가운데 어린 강태공이 얼음낚시터에서 얼음 구멍 속을 유심히 들여다 보고 있다사진박종석 기자화천산천어축제가 10일 강원 화천군 화천읍 화천천 일대에서 개막한 가운데 어린 강태공이 얼음낚시터에서 얼음 구멍 속을 유심히 들여다 보고 있다. [사진=박종석 기자]
 
강원 화천산천어축제가 10일 개막하며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겨울축제의 힘찬 출발을 알렸다. 한겨울 꽁꽁 얼어붙은 화천천 위에서 펼쳐지는 이 축제는 영국 BBC가 ‘불가사의한 축제’로 소개할 만큼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다. 매년 100만명 이상이 찾는 화천산천어축제는 올해도 어김없이 산골마을 화천을 거대한 겨울 놀이터로 바꿔 놓았다.
 
개막 당일 오후 2시 현장 스케치를 위해 찾은 축제장 인근 도로는 이른 시간부터 북적였다. 축제장 입구로 향하는 길 양옆 상가에서는 관광객을 상대로 한 호객 행위가 이어지며 다소 번잡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그러나 제1터널을 지나 축제장 입구를 통과해 얼음 위로 발을 들이는 순간, 그 혼잡함은 광활한 얼음판과 이를 가득 메운 인파가 만들어낸 장관 속에 자연스레 묻혀버렸다.
 
개막 첫날부터 축제장은 말 그대로 인산인해였다. 흐린 날씨 속에 찬 바람이 불고 간간이 눈발까지 흩날렸지만, 관광객들의 얼굴에는 추위보다 설렘이 먼저 묻어났다. 화천군에 따르면 이날 새벽부터 산천어 얼음낚시를 즐기기 위한 관광객들이 길게 줄을 서 입장을 기다렸다. 얼음판 위에는 미리 뚫어 놓은 낚시 구멍마다 사람들이 빼곡히 자리를 잡아 발 디딜 틈을 찾기 어려웠다.
 
얼음 위 풍경은 세대와 성별을 가리지 않고 다채롭게 펼쳐졌다. 아이의 손을 잡고 함께 낚싯대를 드리운 부모, 얼음판에 엎드려 구멍 속을 유심히 들여다보는 어린 강태공, 낚시 의자에 앉아 여유로운 모습으로 낚싯대를 드리운 젊은 여성까지, 얼음 위는 하나의 거대한 인간 군상으로 채워졌다. 산천어가 얼음 구멍을 뚫고 모습을 드러내는 순간마다 여기저기서 환호성이 터졌고 가족·연인·친구 단위 방문객들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겨울 축제를 즐겼다.
 
늘 긴장과 웃음이 교차하는 산천어 맨손잡기 체험장에 가까워지자 박수 소리와 환호성이 연신 들려왔다. 참가자들은 영하의 찬 공기 속에서 차가운 물로 들어서며 잠시 망설였지만, 눈앞을 스쳐 지나가는 산천어를 놓칠 수 없다는 생각에 이내 손을 뻗었다. 얼음물의 냉기는 상상 이상이었고 단 몇 초 만에 공포와 설렘이 동시에 밀려왔다. 하지만 산천어를 손으로 붙잡는 순간, 참가자의 얼굴에는 환희가 번졌고 이를 지켜보던 관람객들의 환호가 체험장을 가득 채웠다.
 
이날 현장은 화천산천어축제가 왜 매년 수많은 관광객을 끌어들이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줬다. 얼어붙은 강 위에서 낚시를 즐기는 비일상적인 풍경은 세대를 초월해 사람들을 하나로 묶었고 ‘불가사의한 축제’라는 수식어가 결코 과장이 아님을 실감케 했다.
 
서울 도봉구에서 가족과 함께 축제장을 찾은 김기현(42) 씨는 “가족 모두 겨울낚시는 처음이라 큰 기대 없이 여행 삼아 왔다”며 “아이들이 산천어를 직접 잡고 좋아하는 모습을 보니 매년 다시 오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고 웃으며 말했다.
 
연인과 함께 축제를 즐기고 있던 김종섭(28) 씨는 “도심에서는 느낄 수 없는 겨울의 낭만이 가득한 최고의 겨울 여행지”라며 “얼음낚시로 잡은 산천어를 바로 구워 먹는 경험이 특히 인상 깊다”고 전했다.
 
혹한의 날씨 속에서도 축제의 질서와 안전을 지키는 자원봉사자와 공무원들의 분주한 모습도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관광객 동선을 안내하고 안전사고를 예방하는 이들의 손길 덕분에 축제장은 비교적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었다.
 
자원봉사자로 참여한 이모(20) 씨는 “추운 날씨지만 관광객들이 ‘고생한다’라는 말을 한마디 건네줄 때면 추위도 잊게 된다”며 “가족 단위 관광객이 많은 만큼 사고 없이 축제가 마무리되도록 항상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해가 저물자 화천산천어축제는 오후 6시 화려한 개막행사와 함께 본격적인 축제의 막을 올렸다. 얼음 위에서 시작된 이 ‘불가사의한 풍경’은 올해도 작은 산골마을 화천을 국내외 관광객들로 가득 채우며, 세계인의 겨울 축제 무대로 힘차게 도약하고 있었다.
아주경제=화천=박종석 기자 jspark0308@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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