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사설 | 기본·원칙·상식]시대착오적 '소인정치'와 결별하고 '5극 3특'의 대항해를 준비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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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사설 | 기본·원칙·상식]시대착오적 '소인정치'와 결별하고 '5극 3특'의 대항해를 준비하라

  최근 베트남 정부는 1986년 ‘도이머이’ 개혁 이후 최대 규모의 행정구역 개편을 단행했다. 기존 58개 성과 5개 직할시 체제를 28개 성과 6개 직할시로 과감히 통합했다. 중앙에서 기초로 이어지는 행정 단계를 단순화하고, 규모의 경제를 통해 국가 경쟁력을 극대화하겠다는 선택이다. 이를 공산당 일당 체제의 효율성으로만 치부하기에는 그 저변에 깔린 ‘국가 생존’의 절박함이 결코 가볍지 않다.

한국의 현실은 어떠한가. 이재명 정부가 내건 ‘5극 3특’(5대 초광역권, 3대 특별자치도) 구상은 단순한 지역균형발전의 구호가 아니다. 수도권 일극 체제의 한계를 넘어 대한민국을 8개의 강력한 경제 엔진으로 재설계하겠다는 국가 개조 전략이다. 그러나 이 설계도는 현장에 내려오자마자 지역 정치권의 셈법에 가로막히고 있다. 대의는 흐려지고, 소소한 이해관계만 남았다.

본보의 사시는 ‘기본과 원칙, 그리고 상식’이다. 행정구역 개편의 기본은 주민 삶의 질 향상이고, 원칙은 국가 경쟁력 강화이며, 상식은 비효율의 제거다. 그러나 지금 일부 지역 정치권의 행태는 이 세 가지 기준 가운데 어느 하나도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

통합 논의가 나올 때마다 일부 국회의원과 지방의원들은 ‘다음 선거에서의 유불리’에만 몰두한다. 행정 체계가 합쳐질 경우 지역구가 줄어들지는 않을지, 정치적 영향력이 약화되지는 않을지 계산부터 앞선다. 그 결과는 반대 여론 조성과 책임 회피다. 이는 주권자인 국민의 이익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선택이며, 지방 소멸이라는 엄중한 현실 앞에서 시대의 흐름을 거스르는 행태다. 발등까지 차오른 위기 앞에서 구조를 바꾸기보다 자리를 지키는 데 급급한 모습이다.

5극 3특, 글로벌 메가시티 경쟁의 필수 요건

2026년 대한민국은 분명한 전환점에 서 있다. 대전·충남, 대구·경북 통합 논의 등 ‘5극’의 핵심 축들은 이제 실행의 문턱에 들어섰다. 행정의 칸막이를 허물면 교통망은 효율화되고, 기업 유치의 규모는 달라지며, 교육·의료 인프라는 질적 도약의 계기를 맞는다. 이는 베트남이 성을 절반 가까이 줄이며 노렸던 물류 효율 개선과 행정비용 절감의 논리와 정확히 맞닿아 있다.

글로벌 자본은 더 이상 국가 단위로 움직이지 않는다. 메가시티 단위로 판단하고 투자한다. 도쿄권, 상하이권과 경쟁하려면 부울경은 하나의 경제권으로, 호남은 단일한 성장 공동체로 기능해야 한다. 이를 선거 이해관계로 가로막는 정치는 이념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 성장의 장애물일 뿐이다.

상식을 저버린 정치, 결국 선거로 심판받는다

주민의 편익보다 자신의 공천과 당선을 우선시하는 정치는 ‘소인정치’로 규정될 수밖에 없다. 대의민주주의의 기본은 공적 이익을 위해 사적 이해를 절제하는 데 있다. 행정 통합이라는 국가적 과제를 사사로운 계산으로 훼손한다면, 그 책임은 결국 정치적 평가로 돌아간다.

다가오는 선거는 단순한 인물 교체의 장이 되어서는 안 된다. 국가 구조 개편을 가로막는 정치에 대해 분명한 판단을 내리는 계기가 돼야 한다. 변화 앞에서 머뭇거리고 기득권에 안주하는 정치에 더 이상의 면죄부는 없다.

본보는 창간 이래 기본이 바로 선 나라를 지향해 왔다. 5극 3특 체제의 안착은 대한민국이 저성장의 늪을 벗어나 재도약할 수 있는 중요한 분기점이다. 정치권은 글로벌 흐름을 외면한 채 선거구 획정에만 매달리는 소인정치에서 벗어나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상식과 원칙을 중시하는 국민의 선택은 냉정할 것이다.

이제 대한민국은 더 큰 구조로 나아가야 한다. 5극 3특은 그 출발점이다. 이를 가로막는 비효율과 계산 정치는 과감히 정리돼야 한다. 그것이 기본과 원칙, 그리고 상식이 승리하는 길이다.

그래픽노트북LM[그래픽=노트북L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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