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지난해 9월과 지난 4일에 한국 측에서 무인기를 침투시켰다고 주장한 것과 관련, 군 안팎에선 다양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정부가 구성한 군경 합동수사팀은 무인기의 정체와 사용 주체, 무인기가 군사분계선을 넘어 북한 지역으로 날아간 정황을 군 당국이 탐지·식별했는지 여부 등에 초점을 맞추고 수사를 진행할 전망이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10일 한국의 무인기가 지난해 9월, 지난 4일에 북한에 침투했다며 관련 사진을 공개했다. 개성시 개풍구역 묵산리지역에 추락한 무인기. 평양=조선중앙통신뉴스1 북한이 공개한 사진 등으로 볼 때 추락한 무인기는 중국 심천에 본사를 둔 중국 기업이 제작한 스카이워커 타이탄 드론으로 추정된다. 장거리 비행이 가능하면서도 분해·조립이 쉽고 가격도 30만∼60만원 수준으로서 저렴하다. 드론 동호회와 산업용 드론 제작자들에게 널리 알려진 기종으로, 온라인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다. 동호회나 민간단체에서 휴전선 북쪽 지역을 촬영하고자 의도적으로 띄웠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무인기가 지상 조종사의 통제를 벗어나서 먼 거리까지 비행하는 것은 민간 분야 기술로도 가능하다. 다만 돌풍이나 소나기 등의 갑작스러운 기상변화에 대응할 수 없고, 기체를 회수해서 메모리 카드를 확인하기 전까지는 비행 및 촬영 성공 여부를 알 수 없다.
일각에선 무인기가 휴전선을 넘어 북한 지역을 비행한 것을 군 당국이 파악하고 있었는지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휴전선 일대는 국지방공레이더를 비롯한 군의 각종 감시자산이 집중적으로 배치되어 있다. 북한의 주장대로 접경지역에서 이륙해 휴전선을 넘어간 무인기가 실제로 있었다면, 서부전선에서의 방공 감시망에 구멍이 뚫린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될 수 있다. 군은 2022년 12월 북한 무인기가 서울 용산 대통령실 인근까지 침투한 사건을 계기로 대북 무인기 감시 역량을 대폭 강화했는데, 북한 주장이 사실이라면 무인기가 남에서 북으로 넘어간 것을 식별하지 못했다는 의미가 될 수 있다.
지난해 9월 북한의 전자공격을 받아 개성시 장풍군 논에 추락했다는 무인기이다. 평양=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다만 해당 무인기가 비금속 재질이고, 크기도 2m 정도에 불과할 정도로 소형이라는 점에서 레이더 포착에 한계가 있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군 관계자는 “국지방공 레이더를 통해 무인기 감시활동을 하고 있으나, 북한에서 우리 쪽으로 남하하는 무인기에 대한 감시가 중심”이라며 “크기가 작은 무인기의 경우 조류와 식별이 어렵고, (남에서) 북으로 넘어가는 것은 항적 추적관찰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박수찬 기자 psc@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