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은 지난 9일 책임당원을 대상으로 당명 개정 여부를 묻는 여론조사에 돌입했다. 조사는 자동응답전화(ARS) 방식으로 당비를 납부하는 책임당원 약 100만명을 대상으로 이날까지 사흘간 진행된다.
사진=연합뉴스 당원 조사에서 개정 찬성 여론이 과반으로 나올 경우 2020년 9월부터 5년 넘게 유지됐던 국민의힘이 다른 이름으로 바뀌게 될 전망이다. 보수 정당의 당명사를 돌아보면 1987년 개헌 이후 여소야대 상황을 극복하고 보수 통합의 필요성이 제기되며 3당 합당을 통해 1990년 창당한 민주자유당을 출발점으로 삼는 경향이 있다. 1995년 지방선거에서 크게 패배한 민자당은 이듬해 총선을 앞두고 신한국당을 창당했지만, 1997년 당시 김영삼 대통령의 친인척 비리와 국제통화기금(IMF) 금융위기 등을 계기로 당 지지율이 급락하게 됐다. 당을 새로 이끌 이회창 총재가 당시 민주당 조순 대선 후보와 단일화를 통해 두 정당이 합당하며 한나라당이 출범했다.
한나라당은 2012년 총선을 앞두고 새누리당으로 간판을 바꿨다. 당시 한나라당은 이명박 대통령의 레임덕(임기 말 권력누수)에다 과거 2002년 대선의 정치자금 수수 의혹이 터지며 이른바 ‘차떼기 당’이란 오명 속에 존폐 위기에 몰렸다. 당시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은 새누리당으로 당명을 바꾸고 분위기 반전에 성공하며 19대 총선에서 승리를 거뒀다.
한나라당은 2016년 국정농단 사태와 박 전 대통령 탄핵 사태로 몰락하며 2017년 자유한국당으로 이름을 바꿨다. 하지만 자유한국당은 그해 대선과 이듬해 지방선거에서 잇따라 패배했고, 2020년 21대 총선을 앞두고 미래통합당으로 당명을 변경했다. 미래통합당은 총선 패배 이후 불과 7개월간 유지했던 당명을 버리고 국민의힘으로 새로운 당명을 확정했다.
당명 변경은 선거를 앞두고 위기 때마다 쇄신책으로 꺼내 든 국면전환용 카드 중 하나다. 국민의힘은 이번 당명 개정 여부 조사에 앞서 “당의 가치와 방향을 새롭게 정립하기 위해 당명 개정에 대한 당원의 의견을 묻고 전 당원 의견 수렴 조사를 진행한다”며 “당의 중심 정당이 되는 첫걸음으로 당의 주인인 당원의 뜻을 직접 묻고 ‘이기는 변화’를 당원과 함께하겠다는 강력한 의지가 담겨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당명 개정만으로 국민의힘이 원하는 외연 확장과 지지율 확보가 가능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5년 전 새로 정한 국민의힘이란 당명도 중도층 표심을 얻기 위해 국민을 위하는 정당이 되겠다는 포부를 담은 이름이었다. 결국 바뀐 당명이 계속 유지되기 위해선 당 내부 혁신이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박세준 기자 3ju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