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정부가 12일 발표한 검찰개혁안을 놓고 집권여당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반대 목소리가 분출됐다. 결론이 나지 않은 보완수사권을 놓고는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내에 수사사법관과 전문수사관으로 이원화하는 방안을 놓고는 ‘현행 검찰안과 비슷하다’는 지적이 강하게 제기된다. ‘검찰개혁’을 지지층 결집의 동력으로 삼고 있는 여권, 특히 강경파를 중심으로 정부와 이견을 보이는 모습이다. 논란이 확산될 조짐을 보이자 정청래 대표는 ‘정책 의원총회’ 소집을 예고하면서 의원들에게 함구령을 내렸다. 사안의 폭발성을 감지한 대처로 보인다.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모습. 연합뉴스 여당 내 반발은 우선 중수청 인력구성을 이원화한 것을 놓고 벌어지고 있다. 변호사 자격을 가진 ‘수사사법관’과 법조인이 아닌 ‘전문수사관’으로 이원화하기로 한 것을 놓고 현행 검찰조직과 뭐가 다르냐는 비판이다. 김현정 원내대변인은 이날 KBS라디오 인터뷰에서 “검찰청법을 폐지한 이유가 수사와 기소를 분리해서 권한을 분산시키겠다는 것인데 중수청에서 이렇게 법률가와 비법률가로 나누게 된다고 하면 지금 현재 검찰청에서 갖고 있는 그 체계랑 비슷해지는 것”이라고 했다. 노종면 의원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수사사법관·전문수사관 이원화’, 이 어렵고 아리송한 표현이 검찰개혁을 좌초시킬 함정”이라며 “수사사법관이 수사부서의 장을 맡는 지금의 검찰과 다를 게 없는 조직이다. 중수청은 새로운 검찰청, 새로운 대검 중수부란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고 했고, 당내 중진인 이인영 의원도 “기존 구조와 인적 구성을 답습하는 것”이라고 했다. 미정으로 남은 보완수사권 문제에 대한 폐지 목소리도 크다. 정부는 보완수사권 문제를 4월 형사소송법을 개정할 때 논의하자는 입장인 반면, 민주당 의원들은 처음부터 보완수사권을 폐지해야 한다는 입장이 강하다.
앞서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의원을 포함한 범여권 의원 32명은 8일 “(보완수사권 폐지는) 양보나 타협할 수 없는 검찰개혁의 대전제이자 최소한의 기준”이라며 검사의 직접 수사권 폐지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연 바 있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이날 정부안에 대해 “개혁이 아니라 퇴행시키는 제도에 대해서 단호히 반대한다”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12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중수청·공소청 논란이 당정 갈등으로 비화할 가능성이 생기면서 민주당 정 대표는 당내 ‘함구령’을 내렸다. 정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빠른 시간 안에 정책의총을 열어 민주당 의원들의 의견을 청취하는 시간을 갖겠다”며 “가급적 질서 있게 토론할 수 있도록 개별적인 의견을 공개적으로 밝혀 혼란을 일으키는 일은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앞서 검사 직접수사권 폐지 기자회견에 이름을 올렸던 한병도 원내대표는 이날 범여권 유튜브 방송에 출연한 자리에서 “벌써 30분이 넘는 의원들이 문제 제기를 했다”며 “법무부 장관이나 차관 등 결론을 낸 사람들, 법사위 간사와 정책 수석 등이 참여해서 조정을 빨리 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야당은 검찰개혁안 자체를 비판했다. 국민의힘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이날 기자들을 만나 “수사기관의 혼선은 결국 국민의 피해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게 국민의힘 입장”이라며 “더 이상 형사사법체계를 누더기로 만들지 말고, 정치적 이익이 아니라 국민의 입장에서 제대로 대응해 주길 간곡히 부탁한다”고 말했다.
이도형·조희연·변세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