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과 무소속 강선우 의원에 대한 경찰 수사를 둘러싸고 ‘늑장수사’ 지적이 잇따르는 가운데 박정보 서울경찰청장이 12일 “좌고우면하지 않고 나중에라도 의혹이 남지 않도록 원칙대로, 신속하게 실체적 진실을 밝혀내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무소속 강선우 의원(왼쪽), 김경 서울시의원. 세계일보 자료사진·연합뉴스 그러나 공천헌금 공여자로 지목된 김경 시의원이 미국으로 출국한 사이 변호인 등을 통해 경찰에 제출한 ‘자수서’는 사실상 강 의원과 ‘말 맞추기’를 한 것으로 보이는 상황이라 늑장수사로 진실 규명이 어려워진 것 아니냐는 지적을 비껴가기 어려워 보인다. 아직 강제수사가 본격화하지 않은 김 의원 사건도 박 청장이 과거 서울 동작경찰서가 청탁을 받고 ‘뭉개기’를 시도했다는 의혹에 대해 일부 해명했지만 여전히 의문점이 남아 있다. 박 청장은 이날 정례간담회에서 “늑장수사, 봐주기 수사 등 경찰 수사의지나 능력에 대해 여러 말씀을 주시는데, 철저히 수사해서 실체적 진실을 밝히라는 주문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청장은 전날 귀국 후 이날 새벽까지 3시간30분가량만 김 시의원 조사가 이뤄진 데 대해 “시차 문제도 있고 본인이 힘들어하고, 더 조사할 수 없는 상황이라 오래하지 못했다”고 했다. 경찰은 최대한 신속하게 김 시의원을 재소환할 방침이다.
경찰이 김 시의원의 미국 출국을 막지 못한 사정에 대해서는 사건 배당 자체가 ‘1월2일’에야 이뤄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박 청장은 “좀 억울한 측면이 있다”며 배당 직후 미국 출국 사실을 확인하고 법무부에 입국 시 통보조치 등을 취했다고 했다. 박 청장은 “(조치를) 늦게 한 게 아니라 오히려 빨리 한 것”이라고도 말했다.
김 시의원은 귀국 직후 경찰 조사에서 최근 제출한 자수서 취지대로 혐의를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자수서에는 ‘강 의원 측에 1억원을 건넨 뒤 돌려받았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논란 초기만 해도 김 시의원은 1억원 전달 사실 자체를 완전히 부인한 터라, 추후 강 의원이 내놨던 입장문에 꿰맞춘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경찰이 전날 이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압수수색 영장에는 특가법상 뇌물죄, 정치자금법·청탁금지법 위반 등 3개 혐의가 동일하게 적시됐다.
경찰은 강 의원 등 이들 3명 모두 출국금지 조치를 해놓은 상태라고 밝혔다.
이와 별도로 박 청장은 김 의원이 수사 무마를 시도했다는 의혹이 불거진 2024년 동작서의 김 의원 배우자 구의회 업무추진비 유용 의혹 관련해선 “서울청이 메신저 등을 통해 3번 보완수사를 지시했고 1번은 최종 승인 지휘를 내렸다”며 “동작서는 당시 수사보고서에 서울청의 지휘 내용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박 청장은 관련 수사뿐 아니라 “감사를 통해 잘못된 절차가 있는지 살펴보고 있다”고 했다.
이예림·김승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