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수출로 지급받은 달러화를 국내에 들여오지 않는 등의 불법 외환거래 차단을 위해 칼을 빼들었다. 무역업계에 만연한 불법 외환거래가 원달러 환율 급등의 한 원인이라고 판단해 무역업계의 외환거래 건전성 확보를 위한 연중 상시 집중점검 체계를 운영하겠다는 것이다.
13일 관세청에 따르면 무역거래에서 수출입 대금은 신용장·환어음으로 결제하거나 수출입신고 시점과 결제 시점 간 차이로 편차가 발생할 수 있다. 편차만으로 단순히 불법행위를 예단할 수는 없다는 얘기다. 다만 지난해 은행에서 지급·수령된 무역대금과 세관에 신고된 수출입금액 사이의 편차는 2900억달러(427조원)로 최근 5년 중 최대치를 기록했다. 기업들이 수출대금으로 받은 달러화를 국내에 들여오지 않아 외환의 순환이 원활하지 않다고 볼 수 있는 근거다.
더욱이 지난해 관세청이 무역업계를 대상으로 실시한 외환검사에서 조사대상 업체의 97%가 불법 외환거래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확인된 불법 외환거래 총액만도 2조2049억원에 달한다.
실례로 해외에서 법인과 지사를 운영 중인 A사(복합운송서비스업체)는 해외거래처에 제공한 화물운송서비스의 용역대금(대외채권)을 국내로 회수하지 않고 해외지사에 유보해뒀다가 또 다른 해외거래처에 지급할 채무가 생겼을 때 유보해 둔 현금을 채무변제에 사용하면서 외환당국에 신고하지 않았다. 외국환거래법에 따라 외국환업무 취급기관을 통하지 않은 지급 등이 있는 경우 원칙적으로 신고할 의무가 있지만 이를 이행하지 않은 것이다.
B사는 국내 거래처에 IC칩을 납품하는 공급계약을 체결한 후 싱가포르에 페이퍼 컴퍼니를 설립, 국내 거래와 무관한 수출입 무역을 '끼워넣기' 하는 수법으로 IC칩 수출 가격을 저가로 조작하고 국내 거래처는 정상가격에 수입하게 함으로써 차익을 발생시켜 해외에 달러화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로 외환검사에서 적발됐다.
관세청은 이 같은 불법 외환거래를 차단하기 위해 환율 안정화 시점까지 '고환율 대응 불법 무역·외환거래 단속 TF'를 운영한다. 또 법령을 위반한 무역대금 미회수, 가상자산 등 대체 수단을 악용한 변칙적 무역결제, 무역 악용 외화자산 해외 도피 등 3가지 무역·외환 불법 행위를 중점으로 연중 상시 집중단속을 벌일 방침이다.
특히 일정 규모 이상의 무역거래를 영위하는 기업 중 세관에 신고된 수출입 금액과 은행을 통해 지급·수령된 무역대금 간 편차가 상대적으로 큰 1138개 기업군을 선별해 외환검사를 실시한다. 기업 규모별 외환검사 대상은 대기업 62개사(6%), 중견기업 424개사(37%), 중소기업 652개사(57%) 등으로 나뉜다.
이명구 관세청장은 "환율 안정 지원은 올해 관세청의 핵심 과제 중 하나"라며 "외환조사와 관세조사 역량을 총동원해 불법 수출대금 미회수 등 환율안정을 저해하는 행위를 차단함으로써 국가경제와 외환거래 질서를 확립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대전=정일웅 기자 jiw30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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