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명' 처분 김병기, 자진 탈당 또 거부…與 내부선 "물러설 줄 알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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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명' 처분 김병기, 자진 탈당 또 거부…與 내부선 "물러설 줄 알아야"
공천헌금 수수 등 각종 비위 의혹을 받는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이 12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윤리심판원 회의에 출석해 소명을 마친 뒤 당사를 나서고 있다 공천헌금 수수 등 각종 비위 의혹을 받는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12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윤리심판원 회의에 출석해 소명을 마친 뒤 당사를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당 윤리심판원의 '제명' 처분을 받은 김병기 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민주당이 없는 정치는 사형선고와도 같다"며 연일 서운함을 토로하고 재심 절차를 밟겠다고 밝혔다. 사태가 1월 말까지 장기화될 것으로 예측되는 가운데 여당 내부에서는 "김 전 원내대표가 더 이상 당에 부담을 주지 말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김 전 원내대표는 13일 새벽 제명 처분 직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의혹이 사실이 될 수는 없다. 한 달만 기다려달라는 요청이 그렇게 어려웠나"라며 "이토록 잔인한 이유가 무엇인가"라고 당에 대한 서운함과 동시에 재심 청구 의지를 전했다.

그는 오후에 또다른 글을 통해 "동료 의원들 손으로 원내대표에 뽑혔다. 부담이 된다며 저를 내치시겠다면 기꺼이 따르겠다"면서도 "차라리 제명을 당할지언정 저 스스로 제 친정을, 제 고향을, 제 전부를 떠나지는 못하겠다. 그것은 제게 패륜과도 같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제기된 의혹 중 하나라도 법적 책임이 있을 시 정치를 그만두겠다"며 "비로소 모든 의혹이 규명되고 진실이 드러날 때 그 때 우산 한 편을 내어달라"고 호소했다. 끝까지 자진 탈당은 거부하겠다는 뜻으로 당 지도부, 동료 의원들을 향한 서운함을 토로한 것이다.

김 전 원내대표가 재심 신청 의지를 재차 밝히면서 민주당의 계획은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당은 윤리심판원의 결정문이 14일 최고위원회의에 보고되면 15일 의원총회에서 재적 의원 과반의 표결을 거쳐 제명 절차를 마무리하려 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정청래 대표가 윤리심판원의 결과를 토대로 '비상징계권'을 발동해 신속히 결론을 낼 수도 있다는 가능성도 거론됐으나, 지도부는 재심 절차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 대표는 이날 유튜브 방송 '최욱의 매불쇼'에 출연해 "윤리심판원은 지도부와 무관한 독립적 기구"라며 "왈가왈부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직접적 개입에는 선을 그었다.

당 내부에서는 윤리심판원의 처분에 불복하며 공개적으로 서운함을 표출한 김 전 원내대표의 태도가 당혹스럽다는 기류다.

이연희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꽃은 가장 아름다운 순간에 스스로 물러날 줄 알기에 다음 계절을 망치지 않는다"며 "정치도 마찬가지다. 책임 앞에서 한 걸음 물러설 줄 아는 용기가 정치의 품격"이라고 사실상 징계 수용을 촉구했다.

박용진 전 의원 역시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김 전 원내대표가 '한 달만 기다려달라'고 요청한 것을 두고 "한 달이면 당은 너덜너덜해질 것"이라며 "이 문제를 신속하게 정리하지 못하면 지방선거를 앞두고 최대 위기 요소 중에 하나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주경제=김지윤 기자 yoon0930@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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