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박연준 기자] “낭떠러지 끝에서 겨우 살아남았다. 이제 한 발짝 앞으로 걸어 나왔을 뿐이다. ”
드디어 거인 군단의 유망주가 껍질을 깨고 나왔다. 방황했던 롯데 윤성빈(27)이 마침내 꽃을 피울 준비를 마쳤다. 지난시즌의 반등을 발판 삼아 올시즌에는 1군 마운드의 확실한 주역으로 거듭나겠다는 각오다.
윤성빈은 지난 2017년 입단 이후 줄곧 제구 난조와 밸런스 붕괴에 시달리며 1군 안착에 실패했다. 지난시즌엔 31경기에 나서 27이닝 동안 1승2패, 평균자책점 7.67을 기록했다. 겉으로 드러난 수치는 다소 높았으나, 그래도 마운드 위에서 자신감을 회복한 모습이었다. 가능성을 증명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윤성빈은 스포츠서울과 인터뷰에서 “그동안 뒤를 돌아보면 낭떠러지밖에 없었다”며 “이제야 겨우 그 끝에서 한 발짝 앞으로 걸어 나온 정도라고 생각한다”고 조심스러운 소회를 전했다.
성장 집념은 비시즌 훈련량에서 드러난다. 마무리캠프 종료 후 단 열흘만 휴식을 취한 뒤 곧바로 몸만들기에 돌입했다. 윤성빈은 “투구 감각을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주 5일 이상 근력 운동과 투구를 병행하고 있다. 정규시즌과 다름없는 강도로 훈련을 소화 중이다”라고 설명했다.
코치진의 주문도 명확했다. 더 이상 ‘변화’에 매몰되지 말라는 조언이다. 윤성빈은 “김상진 코치님께서 폼을 바꾸거나, 혼자 연구하다가 밸런스를 무너뜨리는 일을 하지 말라고 당부하셨다”며 “매년 투구폼이 바뀌며 혼란을 겪었던 과거를 되풀이하지 않고, 지금의 좋은 느낌을 유지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오랜만에 1군 스프링캠프 명단에 이름을 올린 소회도 남다르다. 어느덧 팀 내에서 중선참급 나이가 된 그는 의욕 과잉을 경계했다. 윤성빈은 “잘하려는 의욕이 앞서다 캠프에서 다쳤던 경험이 많다”며 “이번에는 스스로 브레이크를 밟으며 오버페이스를 방지하고 부상 없이 완주하는 것이 최우선이다”라고 강조했다.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은 여전히 냉정하다. 윤성빈은 “나는 아직 1군에 자리를 잡은 선수가 절대 아니다”라며 “누구나 열심히 하지만, 결과로 보여줘야 한다. 일단 개막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는 것이 1차 목표다”라고 몸을 낮췄다.
하지만 개막 엔트리 이후의 목표는 원대하다. 윤성빈은 “궁극적으로는 롯데 불펜의 필승조로서 풀타임 시즌을 치르는 투수로 성장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duswns0628@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