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혀 안움직여요” 섬마을 발칵…‘이 생선’ 튀겨먹고 무더기 중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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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혀 안움직여요” 섬마을 발칵…‘이 생선’ 튀겨먹고 무더기 중독
복어튀김 먹은 군산 주민들, 마비증세 병원행 테트로도톡신 중독…반드시 전문가 조리 필요
전북 군산의 한 섬마을에서 복어를 조리해 먹은 주민들이 무더기로 중독 증세를 보여 병원으로 긴급 이송됐다. 복어엔 맹독이 포함돼 있어 반드시 전문가가 조리해야 한다.
지난 13일 군산해양경찰이 복어 튀김(왼쪽)을 먹고 중독 증상을 보인 섬 주민을 병원으로 이송하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군산해경 제공
14일 전북특별자치도 소방본부와 군산해양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오후 8시33분쯤 군산시 옥도면 방축도의 한 마을회관에서 주민 6명이 복어 요리를 섭취한 후 마비와 어지럼증 증세를 호소한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해경의 공조 요청을 받고 출동한 소방 당국은 혀 마비와 어지럼증 등 테트로도톡신 중독 증세를 보이는 60~70대 남성 등 고령의 환자들을 인근 병원으로 옮겼다. 다행히 이들 모두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2023년 직접 잡아 냉동 보관해온 복어를 꺼내 튀김 등으로 요리해 먹은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현장에는 복어 조리 자격증을 가진 전문 인력이 없었다.

경찰 관계자는 “냉동 복어를 직접 손질해 먹다 독성을 제거하지 못해 사고가 난 것으로 보인다”며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13일 군산해양경찰이 복어 중독 증상을 보인 섬 주민을 병원으로 이송하고 있다. 군산해경 제공
복어의 알과 내장엔 극소량만으로도 인체에 치명적인 상해를 입히는 신경 독소인 테트로도톡신이 함유돼 있다. 독성이 청산가리의 최대 1000배에 달할 만큼 치명적이다. 16mg만으로도 70kg 안팎의 성인 남성을 12시간 안에 사망시키는 맹독으로 알려져 있다. 일반인은 식용 복어를 구분하기 어려워 반드시 조리자격을 취득한 전문가가 조리해야 한다.

자격증 없이 복어를 조리해 먹다 중독되는 사고는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앞서 지난달 전남 완도군 한 마을에서도 라오스 출신 노동자 2명이 복어를 섭취했다 의식을 잃어 병원으로 이송된 바 있다. 지난해 5월엔 전남 여수에서 복어를 먹던 60대 등 3명이 중독 증세를 보여 병원에 이송됐다.

복어 독에 중독되면 구토, 신경마비 등의 증상이 나타나며 심한 경우 사망할 수 있다. 중독되면 1단계에서는 20분~3시간 내 입술, 혀끝, 손끝이 저리고 두통, 복통, 구토 증상이 나타난다. 2단계는 불완전 운동마비의 상태가 돼 지각마비, 언어장애가 나타나고 혈압이 떨어진다. 3단계에서는 완전 운동마비 상태로 운동 불능의 상태인 호흡곤란이 나타난다. 마지막으로 4단계에서는 전신마비가 보이면서 의식을 잃고, 호흡과 심장박동이 정지한다.
우리나라에서 식용으로 허용된 복어는 참복, 황복, 자주복 등 21종이다. 식품의약품안처 제공
해독제는 아직 보고되지 않았다. 복어의 종류와 계절에 따라 복어 독의 함유량이 달라지는데, 내열성이 강해 보통의 조리 가열로는 파괴되지 않는다. 무색, 무취, 무미로 존재 여부를 눈으로 보거나 냄새 등으로 감지할 수 없다. 복어를 먹고 의식이 분명한 상황에서 침 흘리기, 두통, 마비 증상이 느껴지면 토해내는 것이 좋다. 빠른 이송과 기도 확보 등 응급처치가 중요하며 24~48시간 동안 인공호흡기, 혈압 유지 등 증상에 대한 보존적 치료 시행이 필요하다.

식품의약품안전처 관계자는 “복어 손질 시 전문 지식을 바탕으로 아가미, 내장, 혈액 등을 제거해야 하므로 반드시 복어 조리 자격이 있는 전문가가 취급해야 한다”며 “복어를 조리한 음식을 먹은 뒤 손발 저림, 현기증, 두통, 운동불능, 호흡곤란 등의 증상이 있으면 즉시 119에 신고해 응급처치를 받거나 즉시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수연 기자 sooy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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