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은행 주택담보대출이 7000억원 줄면서 2023년 2월 이후 처음으로 잔액이 감소했다. 전세자금대출이 줄어든데다 은행들의 가계대출 총량 관리가 연말 강화된 영이다. 주담대 감소 전환에 국내외 주식투자 둔화, 연말 부실채권 매·상각까지 겹치면서 가계대출은 역대 가장 큰 감소 폭을 기록했다.
1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5년 12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은행 주담대 잔액은 935조원으로 전월 말 대비 7000억원 감소했다. 2023년 2월(-3000억원) 이후 34개월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지난해 연간 기준으로는 32조4000억원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은행 주담대가 감소 전환한 것은 주담대에 포함되는 전세자금대출이 8000억원 줄었기 때문이다. 전세자금대출은 지난해 9월부터 4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박민철 한은 금융시장국 시장총괄팀 차장은 "정부 대책 영향에 은행 자체적으로 취급 제도를 강화했다"며 "전반적인 전세 거래도 감소하면서 감소 폭이 확대됐다"고 말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전세거래량은 11월 3만3000건으로 전월(8만5000건)과 비교해 축소됐다.
은행권의 가계대출 총량 관리가 연말까지 이어진 것도 주담대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박 차장은 "주택 관련 대출은 연말 금융권이 총량 목표 관리를 강화하면서 생활자금용 주담대를 중심으로 증가 규모가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주담대 잔액이 줄면서 이를 포함하는 가계대출도 2조2000억원 감소한 1173조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역대 가장 큰 감소 폭이다. 박 차장은 "통상 12월에는 연말 매·상각 영향으로 증가 규모가 축소되는 경향이 있는데, 이번에는 은행권의 총량 관리도 강화되면서 감소 폭을 키웠다"고 말했다.
기타대출도 국내외 주식투자 둔화, 연말 부실채권 매·상각 등의 영향으로 전월 대비 1조5000억원 줄어 3개월 만에 감소 전환했다. 기타대출은 일반신용대출과 신용한도대출(마이너스통장 대출), 상업용부동산 담보대출, 예·적금 담보대출, 주식담보대출 등을 포함한다.
주담대는 새해 들어 은행 대출이 재개되면서 다시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박 차장은 "10·15 대책 이후에도 주택시장이 충분히 안정되지는 않은 상황이고, 연초 신학기 이사 수요 등으로 주담대 증가 압력은 상당 부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연초 명절 상여금, 성과금 등이 몰리면서 증가 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봤다. 그는 "연초에는 상여금 지급 등 계절 요인으로 기타대출이 통상 감소하는 경향이 있다"며 "이를 고려하면 가계대출 감소까진 아니지만 당분간은 둔화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업대출은 대기업과 중소기업 모두 대출이 줄며 감소 전환했다. 지난해 12월 말 은행의 기업대출 잔액은 1363조9000억원으로 전월 말 대비 8조3000억원 줄었다. 대기업 대출은 2조원, 중소기업 대출은 6조3000억원 감소했다. 박 차장은 "대기업 대출은 기업이 재무비율 관리를 위해 대출을 일시 상환하면서 운전자금을 중심으로 감소했다"며 "중소기업의 경우 주요 은행들이 자본비율 관리를 위해 대출 영업을 줄이고 부실채권 매·상각에 나서며 상당 폭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2월 은행 수신은 정기예금이 줄면서 전월 말 대비 7조7000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전월 36조6000억원이 유입된 것과 비교하면 증가 폭이 크게 감소했다. 수시입출식예금은 연말 재무비율 관리를 위해 기업자금이 일시 예치되고, 상여금 등 가계 여유자금이 유입되면서 한 달 만에 39조3000억원 늘었다. 반면 정기예금은 대출수요 감소, 자금 선확보 등의 영향으로 은행들의 자금조달 수요가 크지 않았던 데다 연말 지자체의 자금 인출 등으로 31조9000억원이 빠져나갔다.
같은 기간 자산운용사 수신은 3조9000억원 줄며 전월 대비 감소 전환했다. 머니마켓펀드(MMF)는 연말 재무비율 관리를 위해 법인이 자금을 인출하면서 19조7000억원 줄었다. 전월 1000억원이 줄어든 것과 비교하면 감소 폭이 컸다. 주식형펀드는 10조원, 기타펀드는 12조1000억원 각각 늘며 유입세가 지속됐다. 반면 채권형 펀드는 6조8000억원이 줄며 감소세를 이어갔다.
김혜민 기자 hm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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