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축구선수 출신으로서 이해할 수가 없다. ” 이민성 감독이 이끄는 한국 23세 이하(U-23) 축구 대표팀이 갈림길에 섰다. 오는 18일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의 킹 압둘라 스포츠 시티에서 8강전을 치른다. 이 경기에서 승리하면 2020년 태국 대회 우승 이후 6년 만에 정상 도전을 이어가게 되고, 반대로 패하면 2022 우즈베키스탄과 2024 카타르 대회에 이어 3개 대회 연속 8강에서 탈락한다.
어부지리로 8강에 진출했다. 지난 13일 우즈베키스탄과의 조별리그 C조 3차전에서 0-2로 완패했지만, 같은 시간 레바논(승점 3·1승2패)이 이란(승점 2·2무1패)을 잡아내며 조 2위(승점 4·1승1무1패)로 토너먼트행을 확정지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이민성호는 공수 모두에서 약점을 여실히 드러냈다. 이란과의 1차전부터 빈공(볼 점유율 36%, 유효 슈팅 1개)에 시달렸다. 우즈벡전도 마찬가지. 점유율 66.7%를 기록했으나 한국 진영에서 소유한 게 대부분이었고, 슈팅(6-8)에서도 밀렸다. 특히 유효슈팅은 1개(우즈벡 4개)뿐이었다. 마무리의 임팩트가 없었다. 전반적으로 공을 돌리는 시간이 길었고, 공격적인 볼 터치와 침투패스는 번번이 끊겼다. 슈팅까지 이어질 수 없는 흐름, 단조로운 공격이었다. 수비는 실력, 정신력 모두 낙제점이다. 후반 3분 한국은 수비 과정에서 허술한 볼 처리로 카리모프에게 대포알 중거리슛을 허용하며 선제골을 내줬다. 후반 25분 추가 실점도 비슷하다. 득점한 사이두마르콘 사이드누룰라예프가 왼발 논스톱 슈팅을 때리기 딱 좋게 한국 수비는 길을 터줬다. 압박은 헐거웠고, 그를 수비하는 선수는 없었다.
선제 실점 후 반격에 나서야 할 타이밍, 아이러니하게 더 무기력해졌다. 우즈벡은 2026 LA 올림픽을 염두에 둔 21세 이하 대표팀이다. 한국은 몸싸움은 물론 2살 어린 선수들에게 공을 뺏기고도, 다시 달려드는 의지나 투지가 보이지 않았다. 후반 18분이 대표적인 예다. 우즈벡이 좌측 돌파를 시도하다 공이 골라인을 넘어섰다. 하지만 끝까지 플레이를 이어 한국 골망을 흔들었다. 주심의 휘슬이 불리지 않은 상황. 한국은 스스로 플레이를 멈췄다. 결국 우즈벡의 득점은 취소됐지만, 포기하지 않는 우즈벡과 포기하는 한국의 대비가 두드러졌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이례적인 쓴소리가 퍼졌다. 이영표 KBS 해설위원은 “최근 몇 년 동안 본 대표팀 경기 중 경기력이 제일 안 좋았다. 이유를 하나만 꼽기 어려울 정도로 총체적 난국”이라며 “우즈베키스탄 동생들에게 이렇게 무기력하게 졌다는 건 너무 화가 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변화가 없으면 다음도 없다. 4강에 진출하더라도 강팀 일본과 만날 가능성이 높은 만큼, 현재로선 밝은 미래가 보이지 않는다. 더 큰 문제는 이민성호가 오는 아이치·나고야(일본) 아시안게임, 2026 LA 올림픽까지 이어진다는 점이다. “이 정도 경기력이라면 아시안게임 금메달은커녕 메달권 진입도 장담 못 한다”는 이 위원의 일침을 뼈에 새겨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