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회 한 번 다녀왔을 뿐인데”…20대 딸, 사흘만에 숨진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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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회 한 번 다녀왔을 뿐인데”…20대 딸, 사흘만에 숨진 이유
감기처럼 시작됐다…평범한 접촉이 부른 비극, ‘골든타임 24시간’
“20대 초반의 여성이었습니다. 군 복무 중인 남자친구를 면회하고 돌아온 뒤 고열이 시작됐습니다. 응급실을 찾았지만 사흘 만에 숨졌습니다. ”

집단생활 환경에서는 침습성 수막구균 감염증과 같은 호흡기 감염병 전파 위험이 높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기사 특정내용과 무관. 게티이미지 지난 13일 오전 서울 중구 더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간담회. 이진수 인하대병원 감염내과 교수가 사례를 꺼내자, 장내가 잠시 조용해졌다. 이 교수가 설명한 환자는 침습성 수막구균 감염증으로 사망했다. 흔하지는 않지만, 한 번 발생하면 진행 속도가 빠른 감염병이다.

◆감기처럼 시작해 하루 만에 급변

15일 의료계에 따르면 수막구균 감염증은 초기 증상만 놓고 보면 발열과 오한 등 일반적인 호흡기 질환과 크게 다르지 않다. 문제는 이후의 경과다. 세균이 혈액으로 침투하면 패혈증이나 뇌막염으로 빠르게 이어질 수 있다.

이 교수는 “증상이 시작된 뒤 쇼크로 진행되기까지 시간이 길지 않다”며 “임상 현장에선 하루 안에 상태가 급격히 나빠지는 경우도 경험한다”고 말했다.

이어 “선진국에서도 사망률이 10% 안팎으로 보고되고 있다”며 “생존하더라도 청력 손실이나 신경계 손상 같은 후유증이 남는 사례가 적지 않다”고 덧붙였다.

◆우리 주변에 있는 ‘무증상 보균자’

전파 방식도 특징적이다. 수막구균은 침이나 호흡기 분비물을 통해 옮겨진다. 건강해 보이는 사람도 예외는 아니다.

전문가들은 인구의 5~10%가 특별한 증상 없이 균을 보유한 ‘무증상 보균자’일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한다.

침습성 수막구균 감염증은 초기 증상이 감기와 비슷해 진단이 어렵지만, 진행 속도가 빨라 하루 만에 패혈증이나 쇼크로 이어질 수 있어 예방이 중요하다. 기사 특정내용과 무관. 게티이미지 평소에는 문제가 되지 않지만, 군부대나 기숙사처럼 밀접 접촉이 잦은 환경에서는 전파 가능성이 커진다.

국내에서 연간 환자 수는 10명 안팎으로 많지 않지만, 발생 연령대가 10대 후반에서 40대 초반에 집중돼 있다는 점은 의료진이 주의 깊게 보는 대목이다.

◆2급 법정 감염병…“결국 핵심은 예방”

침습성 수막구균 감염증은 2급 법정 감염병으로 분류돼 있다. 감염이 확인되면 격리 조치와 함께 24시간 이내 신고가 의무다. 다만 의료진들은 제도적 관리보다 더 앞서야 할 부분으로 ‘사전 대비’를 꼽는다.

대한감염학회는 비장 기능이 없거나 저하된 환자, 군 입대자, 기숙사 거주 학생, 수막구균 유행 지역 방문자 등을 고위험군으로 분류하고 백신 접종을 권고하고 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한 의료 관계자는 “임상에서 가장 안타까운 순간은 예방이 가능했던 감염병으로 환자를 잃는 경우”라며 “집단생활을 앞둔 청년층과 보호자들이 한 번쯤은 이 질환을 인지해 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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