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조7000억원 규모 국책사업인 가덕도신공항의 부지조성공사가 입찰참가자격 사전심사(PQ)에서 '10대 대형 건설사 실종 사태'가 벌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정부가 공사 기간 연장과 공사비 증액이라는 조건을 내걸었음에도, 신규 참여가 유력했던 롯데건설이 대우건설 컨소시엄에 불참할 것을 확정했다. (주)한화 건설부문도 장고를 거듭하면서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대형사의 '몸사리기'로 빠진 자리는 중견·지방 건설사들이 채울 전망이다. 대형사들의 자금력에 밀려 일감 부족에 시달리는 이들이 컨소에 대거 참여하면서 국가 대계를 짊어지게 됐다. 10대 건설사 중에서는 유일하게 남은 대우건설이 이들을 진두지휘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1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16일 1차 PQ 마감을 앞두고 시평 8위 롯데건설은 내부 절차와 검토 시간 부족 등을 이유로 컨소시엄 참여를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시평 11위 한화 건설부문은 컨소시엄 참여가 확정적이라는 얘기가 나왔으나, "확정된 바 없다"며 막판까지 합류를 고심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롯데건설과 한화 건설부문은 컨소시엄에서 철수한 현대건설(기존 지분 25.5%)와 포스코이앤씨(기존 지분 13.5%)의 공백을 메워줄 것으로 예상됐던 업체들이다.
이번 사업의 '리스크가 높은 반면, 수익이 낮다'는 점이 대형사들의 발목은 잡은 이유다. 불참을 결정한 한 대형사 관계자는 "지분 10%(약 1조7000억원)를 가져가도 10년 공기로 나누면 연 매출 기여도는 2000억원이 채 안 된다"며 "가덕도 앞바다를 메우는 해상매립 난이도와 기상변수, 중대재해 리스크를 짊어지기에는 매출 비중이 너무 미미하고 '내실 경영' 기조와도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대형사들이 컨소 참여를 피하고 있는 반면, 중견·지방 건설사들은 컨소 참여에 열을 내고 있다. 대우건설에 따르면 HJ중공업, 중흥토건 등 중견사들이 컨소에 새로 합류하기로 했다. 업계에 따르면 기존 참여사 중에서도 관급 물량 확보를 위해 오히려 지분을 더 달라고 요청하는 곳도 있다. 건설 경기 침체로 '일감 절벽'에 신음하고 있는 중견·지방 건설사들이 많기 때문이다.
이로써 대우건설 컨소시엄에 속한 시공능력평가 기준 10대 건설사는 대우건설(시평 3위)만이 남게 됐다. 대우건설이 중견·중소 건설사들을 이끌고 사업을 진두지휘하는 형국이 마련될 확률이 높아졌다. 대우건설은 컨소를 이탈한 현대건설과 포스코이앤씨가 차지했던 39% 지분을 포함해 지분 재배분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대우건설의 지분은 기존 18%에서 30% 이상으로 대폭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가덕도신공항 부지 조성 공사에 참여할 수 있는 입찰자는 대우건설 컨소시엄이 현재 유일한 상황으로, 이번 단독 입찰이 두 차례 반복될 경우 수의계약으로 전환할 수 있다.
대우건설의 이런 행보에 대해 일각에서는 토목 분야 시평 1위 기업(2025년 기준)으로서 항만·해상 공사 노하우에 대한 자신감이 상당한 데다, '가덕도신공항 건설 주관사'라는 상징적 타이틀을 통해 건설업계에서의 입지를 더욱 확고히 하겠다는 정원주 대우건설 회장의 의지가 반영됐다는 얘기가 나온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거가대교의 경험 등 가덕도 앞바다에서의 해저·항만 공사 경험과 노하우는 국내 최고 수준이며 우리를 따라올 곳이 없다"며 "컨소시엄 주관사로서 책임감을 갖고 사업을 완수할 것"이라고 했다.
가덕도신공항 건설 공사는 부산 가덕도 일대 666만9000㎡ 부지에 활주로, 방파제 등 공항시설 전반을 건설하는 10조7175억 원 규모의 사업이다. 공사기간 및 공사비 이견으로 컨소시엄 주관사인 현대건설이 지난해 5월 철수하며 표류하기 시작했다. 뒤이어 포스코이앤씨도 컨소시엄을 이탈하면서 대우건설 중심체제로 전환됐다. 정부는 사업 정상화를 위해 공사 기간을 기존 84개월에서 106개월로 늘리고 공사비도 약 2000억원 상향 조정하며 재입찰 절차를 진행 중이다.
한편 가덕도신공항건설공단은 올해 하반기 내 현장사무실 설치 등 우선시공분 착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윤상 공단 이사장은 13일 국토부 산하기관 업무보고에서 "8월 중 실시설계 적격자를 선정하고 보상 및 이주 절차를 서둘러 연내 사업을 본궤도에 올리겠다"고 밝혔다. 다음 달 토지수용 절차를 시작으로 4월 주민 임시 이주 등 보상 절차를 병행하고, 스마트 혁신·저탄소 녹색 공항 등을 지향점으로 삼아 사업을 본궤도에 올린다는 방침이다.
오유교 기자 562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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