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대전=박연준 기자] “대호 상, 나 좀 도와줘.”
‘조선의 4번 타자’ 이대호(44)가 대만에서 지도자로서 첫발을 내디딘다. 대만프로야구(CPBL) 중신 브라더스의 히라노 게이이치(47) 감독이 부산까지 직접 찾아오는 삼고초려 끝에 성사된 만남이다. 이대호가 대만 인스트럭터 합류를 결정하게 된 긴박했던 뒷이야기를 전했다.
이대호는 올시즌 CPBL 명문 구단인 중신 브라더스의 객원 타격코치로 활동할 예정이다. 중신의 지휘봉을 잡은 히라노 감독은 과거 일본 오릭스 버팔로스 시절 이대호와 한솥밥을 먹었던 동료다. 옛 동료를 향한 히라노 감독의 집요하고도 진정성 있는 구애가 결국 이대호의 마음을 움직였다.
14일 대전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6 신인 선수 오리엔테이션’ 강연 직후 만난 이대호는 “히라노 감독이 정말 간곡하게 부탁했다. 사실 지난겨울 대만을 방문했을 때부터 내게 제안을 해왔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그는 “히라노 감독이 직접 부산까지 찾아왔다. ‘길게 오지 않아도 좋으니 제발 시간을 조금만 내어줄 수 없겠느냐’고 거듭 요청했다”며 “진심이 느껴져 일정을 조율해보기로 했고 다행히 시간이 맞아서 선수들을 봐주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대호에게 이번 대만행은 ‘신의(信義)’의 문제이기도 했다. 그는 “사람은 자신을 찾아주는 곳에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선수 시절을 함께했던 선배가 부탁하기도 했고, 무엇보다 한 팀의 수장이 직접 찾아와 예우를 갖추는데 거절할 도리가 없었다”고 덧붙였다.
이번 인스트럭터 활동은 이대호 개인에게도 지도자로서 역량을 가늠해볼 뜻깊은 시간이 될 전망이다. 현장을 떠나 방송 활동에 전념하던 그가 다시 그라운드에서 선수들과 호흡하며 새로운 시각을 넓힐 기회이기 때문이다.
이대호는 “개인적으로도 큰 공부가 될 것 같다. 대만 선수들을 지도하며 한국 야구와 비교해볼 지점도 있을 것이고, 최근 대만 야구가 국제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는 비결이 무엇인지 직접 눈으로 확인하며 배우고 오겠다”고 전했다. duswns0628@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