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지난 연말 외환당국의 시장 개입으로 원·달러 환율이 일시적으로 급락하자, 개인 투자자들이 적극적인 달러 매수에 나선 것으로 나타났다. 당국의 경고에도 환율의 추가 상승 가능성을 예상하고 하락 국면을 매입 기회로 판단한 결과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에서 개인 고객이 원화를 달러화로 환전(현찰 기준)한 금액은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13일까지 총 4억8081만 달러로 집계됐다. 일평균 환전액은 2290만 달러로, 지난해 1~11월 일평균 환전액(1043만 달러)의 두 배를 웃돌앗다.
지난해 12월24일은 외환당국이 연말 환율 종가를 떨어뜨리기 위해 강도 높은 구두 개입에 나선 날이다. 환율은 하루 만에 33.8원 급락한 뒤 사흘 연속 내려 1480원대에서 1420원대까지 떨어졌다.
개인 투자자들은 이 때를 달러 저가 매수 기회로 삼았다. 지난달 24일 하루 5대 은행에서 개인이 원화를 달러로 환전한 금액은 6304만 달러에 달했다. 평소 일주일치에 가까운 환전 규모였다. 일부 시중은행 지점에서는 100달러짜리 달러 지폐가 소진되기도 했다.
달러 환전 수요는 환율이 다시 오른 최근에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지난 13일 하루 5대 은행에서 개인이 원화를 달러로 환전한 금액은 1744만 달러로,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반면, 5대 은행에서 개인이 달러화를 원화로 환전한 금액은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13일까지 총 9031만 달러에 그쳤다. 일평균 환전액은 430만 달러 수준이었다. 단순 계산하면 달러 수요가 원화 수요의 5배를 넘을 정도로 '수급 쏠림'이 심했던 셈이다.
외환당국의 총력 대응이 무색하게 투자자들이 달러를 대거 사들이는 것은 그만큼 환율 추가 상승 기대가 높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 환율은 올해 들어 전날까지 10거래일 연속 상승해 지난달 24일 이후 최고 수준인 1477.5원까지 다시 올랐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 연말 원·달러 환율 급락이 서학개미로 대변되는 개인투자자의 환전 수요를 증가시켰다"며 "지난해 말 정부가 발표한 외환수급 대책이 아직 뚜렷한 효과를 내지 못하면서 원화 약세 심리가 제대로 치유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주경제=안선영 기자 asy728@aju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