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조원대 매출을 기록하고 있는 김·장 법률사무소를 제외한 이른바 '빅4'로 불리는 모든 로펌의 연 매출이 4000억원을 넘어섰다. M&A 분야 등에서 로펌의 역할이 커지면서, 빅4 로펌이 매년 성장세를 기록하는 모양새다.
15일 법조계 따르면 김·장은 지난해 1조7000억원대(추정) 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장의 2024년 매출액은 1조5000억원대로 추정된다. 태평양은 지난해 4402억원, 세종 4363억원, 광장 4309억원, 율촌 408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김·장을 제외한 4대 로펌의 매출액은 국세청 신고 기준이다.
특히 세종의 급성장이 두드러진다. 2024년까지 5위권에 머물렀던 세종은 지난해 전년 대비 18% 성장하면서, 단숨에 3위권으로 진입했다. 세종은 전반적인 업무 영역에서 고른 매출 성장을 기록했는데, 특히 M&A, ICT(사이버보안), 기업송무(민·형사), 조세, 공정거래 등의 분야에서 매출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M&A 분야에서는 HD현대중공업과 HD현대미포 합병(거래 규모 8조6270억원), 알리익스프레스-신세계그룹 온라인 플랫폼 합작법인 설립(6조원), K에코플랜트의 리뉴어스 등 환경 자회사 매각(1조7800억원) 등 고난도의 대형 거래 자문이 큰 폭으로 늘면서 성장세를 견인한 것으로 확인됐다.
기업송무 분야에서도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에서 영풍·MBK 연합을 대리하는 등 주요 경영권 분쟁 사건들을 수행하고 아시아나항공의 HDC현대산업개발 상대 2500억원대 계약금 소송 등 대형 민·형사 사건에서 승소한 것이 매출 증가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태평양은 3위권에 머물다 2위 자리를 탈환했는데, 13년에 걸친 론스타 국제중재(ISDS) 사건과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아일리아 특허 무효소송,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 한전KPS 중대재해 등 여러 쟁점이 복합적으로 얽힌 사건을 주도적으로 수행한 것이 주효했다.
M&A 분야에서도 글로벌 사모펀드(PEF)와 대기업이 참여한 대형 거래를 성공적으로 자문했다. KKR의 SK에코플랜트 환경 자회사 인수, 어피니티의 렌터카 회사 인수, SK실트론 매각 등 주요 랜드마크 딜을 수행한 것이 매출 성장의 배경이 됐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의 인도네시아 대형 팜 인수와 LG디스플레이의 중국 광저우 공장 매각, 대한항공의 캐나다 항공사 투자 등도 매출 성장을 견인한 요인으로 꼽힌다.
광장은 4위권으로 밀려났지만, 매출액은 전년 대비 약 5% 증가했다. 광장이 지난해 주춤한 것은 다른 4대 로펌과 달리 변호사 수를 늘리기보다는 그룹별로 전문성을 높이기 위한 체질 개선 작업에 방점을 뒀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광장은 M&A 분야에서는 30% 이상 매출 성장세를 보였고 형사공판팀을 대폭 강화한 이후 한샘, SPC, 카카오 등 대형 형사재판에서 무죄를 받아내는 등 선택과 집중에 신경을 쓴 것으로 보인다. 김범수 카카오 의장 사건이 법원에서 1심 무죄를 받은 것도 지난해 광장의 주요 성과다.
율촌은 지난해 약 10% 매출 성장을 기록했는데, 한국 변호사 1인당 매출이 빅4 로펌 중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율촌은 AI, 방산 등 신산업 분야에서 선제적 자문을 제공하고 해외 규제 대응 등 해외 업무가 증가했다. 전통적인 분야인 조세, 송무, 공정거래 등 분야에서도 고르게 성장해 매출 상승으로 이어졌다.
아울러 율촌은 M&A 분야에서도 두각을 나타냈는데, 네이버파이낸셜을 대리해 네이버파이낸셜과 두나무 합병거래를 성사했고 우리금융그룹의 동양생명보험·ABL생명보험 인수 거래 등 대형 M&A 빅딜에 참여했다. 또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대리해 재산분할소송에서 파기환송의 판결을 이끄는 등 큰 성과를 거뒀다.
대형 로펌의 한 변호사는 "최근에는 기업들이 법적인 문제가 발생하기 전에 선제적으로 로펌을 선임해 자문받는 추세"라며 "기존의 민·형사 송무를 통한 매출 성장에는 한계가 있지만, 기업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자문 등은 향후에도 수요가 계속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고 했다.
허경준 기자 kjun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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