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최근 국내 배터리 기업 임원들을 불러 배터리 산업의 위기 상황에 대해 논의했다. 김 장관은 배터리 산업이 석유화학 업계와 같이 흘러가지 않도록 다양한 해결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5일 산업통상부 및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김 장관은 지난 8일 서울 모처에서 김우섭 LG에너지솔루션 커뮤니케이션 센터장, 신창호 SK온 운영총괄, 조한제 삼성SDI 마케팅팀장(부사장)과 비공개 조찬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는 송호준 에코프로 대표와 허제홍 엘앤에프 대표 등 주요 배터리 소재 기업 경영진도 참석했다.
이날 자리는 국내 배터리 기업들이 잇달아 계약 취소를 발표하는 등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열렸다.
동아일보는 이날 간담회에서 김정관 장관이 "현재 배터리 시장 환경과 생산량을 감안해 배터리 3사 체제에 의문이 든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고 보도했다. 듣는 입장에 따라서는 정부가 배터리 산업도 석유화학과 마찬가지로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고 해석할 수도 있는 대목이다.
논란이 일자 산업부는 별도 설명자료를 내고 "최근 배터리 시장이 어려운 상황에서 정부와 업계가 함께 활로를 고민해야 할 필요가 있으며, 정부도 적극 지원하겠지만, 업계에서도 현 상황이 지금의 석유화학업계와 같이 흘러가지 않도록 다양한 해결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는 취지로 언급했다"고 설명했다.
산업부는 또한 "석유화학처럼 자발적 구조조정을 전제로 정부가 지원하거나, 배터리 기업 수를 줄여야 한다는 취지가 아니었다"며 "산업부는 앞으로도 산업 동향을 지속 점검하고 업계와 긴밀히 소통하며, 이차전지 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산업부 관계자도 "배터리 업계가 처한 어려움과 해결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자리였지 구조조정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었다"고 설명했다.
정부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배터리 업계는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한국 배터리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중국 기업과 경쟁하느라 고전을 펼치고 있지만 한국 정부는 사실상 연구개발(R&D) 보조 이외에는 별다른 직접 지원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 한국 배터리 기업의 점유율을 빼앗고 있는 중국의 경우 정부가 현재까지 이차전지 산업에 수백 조 원을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배터리 업계는 그동안 정부의 직접 환급, 투자세액공제, 생산세액 공제, 전기요금 특례 등 다양한 지원책을 요구했으나 지금까지 현실화되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주무 부처 장관이 기업 임원을 불러 구조조정으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하면서 기업의 사기를 꺾었다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당장 배터리 기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배터리는 향후 전기차뿐 아니라 로봇, 드론, 데이터센터, 선박 등 미래 산업에 탑재되는 국가 안보 자산"이라고 강조했다. 사실상 글로벌 시장에서 중국과 경쟁할 수 있는 국가는 한국과 일본뿐이다.
국내 배터리 기업의 최대 시장인 미국의 경우 트럼프 행정부 2기 출범 이후 전기차 정책을 축소하고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정상적인 성장 궤도를 되찾을 것으로 전망된다.
강희종 에너지 스페셜리스트 mindl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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