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막대한 비용이 투입되는 인공지능(AI) 모델 자체 개발 경쟁에서 한발 물러나는 대신, 구글과 오픈AI 등 핵심 파트너를 선택해 영향력을 극대화하는 '킹메이커' 전략을 취하고 있다.
1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보도에 따르면, 애플은 대규모 자체 AI 모델과 인프라 구축에 직접 뛰어들지 않는 대신 구글의 AI 챗봇 '제미나이'를 아이폰과 AI 비서 '시리'에 도입하기로 했다.
이미 오픈AI의 '챗GPT'를 자사 기기에 연동하고 있는 애플이 구글과도 손을 잡으면서, 어떤 AI 모델이 대중화될지를 결정하는 이른바 'AI 시대의 주도권'을 거머쥐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애플 투자자들 사이에서 'AI 경쟁에서 밀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다. 하지만 지난해 9월 발매한 아이폰 17은 흥행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애플 주가는 최근 12개월 사이 12% 이상 올랐다.
AI와 관련해서는 비용 대비 효율이 뛰어난 소형 AI로 초점을 돌린 것으로 보인다. FT는 소식통을 인용해 구글이 AI 모델 성능 면에서 오픈AI와의 격차를 좁힌 것이 애플이 제미나이를 선택하는 데 영향을 미쳤다고 했다. 또 애플은 대규모 기업용 서비스 운영 경험이 검증된 파트너가 필요했다고 전했다.
FT는 "애플은 막대한 자본을 태우는 AI 군비 경쟁에 뛰어들지 않고도, 누구의 모델이 아이폰을 통해 대중화될지를 결정하는 위치에 섰다"며 "AI 시대의 주도권을 다른 방식으로 행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앞서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AI 투자를 "대폭 늘리겠다"고 밝혔지만, 실제로 애플의 설비투자 규모는 지난 5년간 매출의 약 3% 수준에 머물렀다. 2025회계연도 기준 애플의 유형자산 투자액은 127억달러로, 같은 기간 구글이 투입할 것으로 예상되는 약 900억달러와 큰 차이를 보인다.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메타 역시 챗GPT 등장 이후 수천억달러를 AI 데이터센터에 쏟아붓고 있다.
한 전직 애플 임원은 FT에 "애플은 월스트리트 투자자들과 소비자의 기대를 모두 만족시켜야 하는 처지"라며 "최근 구글과의 제휴는 AI 투자를 너무 크게 하지 말자는 애플의 방침 때문에 나온 부차적 결과"라고 설명했다.
일부 우려를 표하는 시각도 있다. 애플의 AI 투자 부족을 걱정하는 투자자들은 시리 개편 지연과 초기 기능 오류를 지적해 왔다. 애플은 기기 내에서 작동하는 소형 모델과 보안에 초점을 맞춘 '프라이빗 클라우드 컴퓨팅' 환경을 구축하고 있지만, 대규모 범용 모델 경쟁에서는 뒤처졌다는 평가다. 핵심 AI 인력 일부가 메타 등 경쟁사로 이탈한 점도 부담이다.
김현정 기자 kimhj20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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