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의 그린란드 병합 의사에 반대하는 유럽 8개국을 상대로 '관세 카드'를 꺼내들자 유럽연합(EU)을 비롯한 각국 정부는 일제히 비판 메시지를 내놓으며 대응 의지를 밝혔다.
17일(현지시간)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성명에서 "EU는 덴마크·그린란드 주민들과 전폭적인 연대를 표명한다"며 "관세는 대서양 관계를 훼손하고 위험한 악순환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그린란드는 덴마크 왕국의 일부이며 그 미래는 그린란드 주민과 덴마크 국민들의 문제"라며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동맹국의 집단 안보를 추구한다는 이유로 동맹국에 관세를 부과하는 것은 완전히 잘못된 일"이라고 했다.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는 현지 신문과 인터뷰에서 미국의 그린란드 '침공'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침공 시도를 정당화할 것이라며 푸틴 대통령을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으로 만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트럼프 대통령의 위협을 푸틴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비유하듯 "우크라이나에서든, 그린란드에서든, 그 어느 곳에서든, 우리는 어떠한 위협이나 협박에도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며 "유럽 국가들은 관세 위협이 현실화할 경우 단합·공조된 방식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엑스(X·옛 트위터)에 썼다.
독일 지도부는 신중한 반응을 보였으나 의회 일각에서 내년 북중미 월드컵을 보이콧하자는 목소리도 나왔다.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는 대변인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인지했으며 동맹국과 협의해 적절한 시기에 적절한 대응책을 정하겠다고 밝힌 데 이어 메르츠 총리 소속 기독민주당(CDU)의 외교정책 대변인 위르겐 하르트는 "그린란드 문제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생각을 바꾸기 위한 최후의 수단으로" 월드컵 보이콧을 고려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전했다.
유럽 국가들은 미국의 관세 위협에 맞선 공동 대응 방안을 모색할 방침이다. EU 의장국을 맡은 키프로스가 소집한 긴급회의는 벨기에 브뤼셀에서 현지시간 18일 오후 5시에 열린다.
덴마크령인 그린란드에 대한 병합 의지를 연일 밝혀온 트럼프 대통령은 덴마크·노르웨이·스웨덴·프랑스·독일·영국·네덜란드·핀란드 등 8개국에 다음 달 1일부터 10%, 오는 6월1일부터 25%의 대미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서 "매우 위험한 게임을 벌이는 국가들은 감당할 수 없고 지속 불가능한 수준의 위험을 초래했다"며 이 같은 관세 부과 방침을 발표했다. 최근 미국이 그린란드를 매입하겠다며 군사 행동 가능성까지 거론하자 당사국인 덴마크와 이들 국가는 그린란드에 병력을 파견한 바 있다.
전영주 기자 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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