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를 소비하는 방식이 공간을 정의한다. ”
최근 가전업계를 관통하는 말이다. 거실 소파에 앉아 고정된 TV를 보던 시대는 지났다. 이제는 요리하며 주방에서, 잠들기 전 침대에서, 혹은 홈트레이닝을 하며 베란다에서 영상을 즐기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상이 됐다. 지난해 4분기 삼성전자가 출시한 무선 이동형 스크린 ‘2025 더 무빙스타일’(이하 더 무빙스타일)은 이러한 시장의 흐름을 반영한 제품이다.
삼성전자의 이동형 스크린 ‘더 무빙스타일’을 스탠드에서 분리해 소지한 모습. 모니터에 장착된 ‘일체형 킥스탠드’를 손잡이로 활용해 들고 다닐 수 있다. 삼성전자 제공 ◆휴대성·거치 편의성 극대화 더 무빙스타일의 가장 큰 특징은 스크린 뒷면에 적용된 ‘일체형 킥스탠드’다. 기존 이동형 스크린들이 주로 대형 스탠드에 바퀴를 달아 이동시키는 방식에 머물렀다면, 이 제품은 필요에 따라 스크린만 분리해 독립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설계돼 장소의 제약을 완전히 해소했다.
킥스탠드는 손잡이 역할도 겸해 분리한 스크린을 한 손으로 어디든 들고 다닐 수 있어 편리했다. 또 킥스탠드 자체가 묵직해 별도의 거치 도구 없이도 주방 식탁이나 서재 책상, 침대 위 등 평평한 곳이라면 어디든 안정적으로 배치할 수 있었다. 힌지도 30도에서 75도 사이의 각도로 유연하게 조절 가능해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어디서든 최적의 시청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으로 다가왔다.
더 무빙스타일은 캠핑 등 야외환경에서도 유용했다. 이동성에 더해 무선 사용성까지 두루 갖춰서다. 더 무빙스타일은 내장 배터리로도 3시간가량 사용할 수 있지만, USB-C 타입 포트를 통해 보조배터리를 연결하면 사용 시간을 늘릴 수 있다.
◆반응속도·화면전환 ‘빠릿’ 이동형 스크린의 사용성을 결정짓는 핵심요소 중 하나는 운영체제(OS)의 반응속도다. 더 무빙스타일에 탑재된 삼성의 타이젠 OS는 다른 보급형 스마트 TV와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개선된 최적화 상태를 보여줬다. 리모컨 명령이나 화면 터치에 대한 반응이 지연 없이 이뤄져 답답함이 없었다. 앱 간 전환속도 역시 일상적인 사용 범위 내에서 무리 없는 수준을 유지했다.
하드웨어 측면에서는 27인치 QHD(2560x1440) 해상도에 120㎐ 고주사율을 지원하는 점이 눈에 띄었다. 대다수 이동형 기기가 60㎐ 주사율을 채택한 것과 비교됐다. 120㎐ 고주사율은 화면전환이 빠른 영상이나 클라우드 게임 실행 시 잔상을 줄여주는 효과가 있다. 이에 타이젠 OS의 고유 기능 중 하나인 삼성 게이밍 허브를 통해 클라우드 게임을 할 때 모바일 기기보다 큰 화면에서 한결 부드러운 화면 움직임을 구현할 수 있었다.
◆‘든든한’ 스탠드에 자유로운 모션
스크린을 분리하지 않고 스탠드와 결합해 사용할 때의 경험 또한 인상적이다. 처음 제품을 설치하며 롤러블 플로어 스탠드를 조립할 때 묵직한 무게감에 다소 놀랄 수 있다. 하지만 설치가 끝나면 이 묵직함이 곧 강점으로 바뀐다.
이동형 TV의 특성상 여기저기 밀고 다니거나 화면을 터치할 일이 많다. 스탠드가 가벼우면 터치할 때마다 화면이 뒤로 밀리거나 흔들려 불안할 때가 있다. 하지만 더 무빙스타일은 스탠드 무게중심이 하단에 단단히 잡혀 있어 이동 중 문턱을 넘거나 카펫 위를 지날 때도 불안함 없이 안정적이었다. 특히 터치 조작 시 화면이 단단하게 버텨주면서 정확한 입력이 가능했다.
스탠드에 결합한 상태에서도 높낮이 조절(엘리베이션), 상하 각도 조절(틸트), 가로세로 회전(피벗) 등 ‘풀 모션 서포트’ 기능을 통해 어떤 자세에서든 최적의 시야각을 확보할 수 있었다.
삼성전자 이동형 스크린 '더 무빙스타일'. ◆가구 감성에 무궁무진한 활용성 가전제품, 특히 거실이나 방 한가운데 놓이는 제품이라면 디자인은 기능만큼이나 중요하다. 더 무빙스타일은 21.9㎜의 슬림한 두께와 군더더기 없는 미니멀한 디자인으로 집안 어디에 두어도 인테리어를 해치지 않고 자연스럽게 녹아들었다. 뒷면의 패브릭 질감 마감은 차가운 전자제품의 느낌을 덜어내고 따뜻한 가구 같은 감성을 더해줬다.
디자인적 장점과 이동 편의성 덕분에 이 제품은 1인가구부터 대가족까지 대다수 가정에서 유용할 것으로 보인다. 1인가구에는 좁은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올인원 스크린’으로, 구성원마다 생활 패턴이 다른 대가족에게는 거실 TV 쟁탈전을 끝낼 수 있는 ‘세컨드 스크린’으로서 활약할 수 있다. 또 아이들을 위한 교육용 스크린, 주부의 주방용 TV, 아빠의 서재 모니터 등 가족 모두를 위한 멀티 디바이스가 될 수 있다.
콘텐츠를 시청하지 않을 때도 유용했다. ‘데일리 보드’ 기능을 활용해 △날씨 △시간 △뉴스 등 생활 정보를 띄워 두거나 ‘아트 스토어’를 통해 명화를 감상하며 집안 분위기를 미술관처럼 바꿀 수도 있다.
개선점이 있다면 스크린을 회전시킬 때 수평 디텐트가 없다는 점이다. 디텐트는 회전하는 물체가 특정 지점에서 딸깍하고 걸리는 물리적인 메커니즘인데, 더 무빙스타일은 디텐트가 없어 정확한 수평을 맞추고 싶으면 벽에 액자를 걸듯 스크린을 이리저리 조절해야 했다.
이동수 기자 ds@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