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남미에 눈 뜬 K제약바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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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남미에 눈 뜬 K제약바이오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중남미 시장 진출이 본격화되고 있다. 의약품 자급률이 낮고, 다국적 제약사들의 경쟁이 아직 치열하지 않은 중남미 시장을 선제적으로 공략해 신성장의 동력으로 삼으려는 움직임이 빨라지는 것이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은 전날 멕시코 제약사 실라네스와 당뇨 복합제에 대한 라이선스 및 공급 계약을 맺었다. 메디톡스의 계열사 뉴메코도 최근 볼리비아 의약품 및 의료기기 등록기관(AGEMED)으로부터 보툴리눔 톡신 제제 '뉴럭스'의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대웅제약은 지난달 콜롬비아 제약사 발렌텍 파르마와 341억원 규모의 나보타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이외에도 SK바이오사이언스와 HK이노엔 등이 중남미 시장에 진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남미 시장은 대표적인 파머징 시장 중 하나다. 파머징(Pharmerging)은 '제약(Pharma)'과 '신흥(Emerging)'의 합성어다. 미국과 유럽 등 기성의 대규모 시장과 달리 중남미와 동남아, 아프리카 등 성장 잠재력이 높은 시장을 뜻한다.


글로벌 시장 조사 기업 '마켓 데이터 포캐스트'에 따르면 중남미 제약 시장 규모는 지난해 1270억5000만달러(약 176조3327억원)에서 2033년 2341억7000만달러(약 325조45억원)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평균 성장률은 7.03%에 달할 전망이다.


또한 중남미는 만성 질환 유병률 증가와 고령화 등으로 인해 의약품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전체 사망 원인의 70% 이상이 만성질환이며, 2030년까지 60세 이상 인구가 1억명을 넘어설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런 흐름에 따라 중남미 각국은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의약품 접근성 개선 정책을 펼치고 있다. 브라질은 무료 의약품 등을 제공하는 통합의료시스템(SUS)을 통해 총 4억건 이상의 의약품을 공공 조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멕시코 역시 의료 서비스를 받지 못하는 이들에 대한 보험 적용 범위를 확대하는 등의 행보를 보이고 있다.


바이오시밀러와 제네릭 의약품에 대한 관심도 점점 더 높아지는 모습이다. 콜롬비아와 아르헨티나 등은 치료 비용 부담 개선을 위해 바이오시밀러를 국가 처방집에 통합하는 정책을 도입했다. 브라질과 멕시코, 콜롬비아 등은 제네릭 의약품에 대한 규제 개혁과 조달 정책을 시행했다. 품질과 가격 측면에서 경쟁력이 높은 우리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설 자리가 빠르게 커질 수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이현우 한국제약바이오협회 글로벌본부장은 "한국 기업들의 중남미 진출은 성장 가능성이 높고 인구도 계속 증가하는 미개척 지역을 선점해 나간다는 의의가 있다"며 "상당수 중남미 국가들은 국가 입찰 시스템을 갖고 있는데, 협회 차원에서도 중남미 정부 기관들과의 소통을 통한 비즈니스 지원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최태원 기자 peaceful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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