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페퍼의 KOVO컵 첫 승은 언제쯤...?’ 2경기 연속 용두사미 경기력에 운 페퍼저축은행, KOVO컵 통산 11전 11패...흥국생명 요시하라 감독 부임 첫 승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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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페퍼의 KOVO컵 첫 승은 언제쯤...?’ 2경기 연속 용두사미 경기력에 운 페퍼저축은행, KOVO컵 통산 11전 11패...흥국생명 요시하라 감독 부임 첫 승 신고
마가 낀 걸까. 페퍼저축은행이 또 다시 구단 역사상 KOVO컵 첫 승에 실패했다. 구단 통산 11연패이자 장소연 감독 체제 아래에선 5연패다.

페퍼저축은행은 23일 여수 진남체육관에서 열린 2025 여수·NH농협컵 프로배구대회(이하 KOVO컵) 여자부 조별예선 A조 흥국생명과의 경기에서 첫 세트를 따냈으나 2세트부터 끔찍한 경기력을 선보이며 세트 스코어 1-3(25-21 16-25 15-25 00-25)로 패했다. 이틀 전 GS칼텍스와의 이번 KOVO컵 첫 경기에서도 2-1로 앞서다 2-3 역전패를 당했던 페퍼저축은행은 2패가 되며 4강 진출 가능성에 먹구름이 꼈다.

경기 전 만난 장소연 감독은 KOVO컵 첫 승에 대해 묻자 “KOVO컵에서 당한 10연패를 제가 다 한 건 아니지 않나”라고 하소연하면서 “선수들에게 기회가 왔을 때 잡아야 한다고, 이기는 것도 습관이라고 강한 메시지를 주고 있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이틀 전 GS칼텍스전에서도 2,3세트를 일방적인 승리를 거두고도 매조지를 못해 역전패를 당했던 페퍼저축은행. 장소연 감독은 경기 전 “좋은 흐름이 계속 이어질 수 있는 지속성이 떨어지는 부분이 고민”이라고 말했는데, 이날 경기도 딱 그랬다.

1세트를 가볍게 따내며 첫 승을 드디어 거두나 했다. 1세트 리시브 효율은 25%로 다소 떨어졌지만, 상대 리시브 효율을 17.39%까지 떨어뜨린 효과를 톡톡히 봤다. 세터 박사랑이 중앙 공격 활용도는 떨어졌지만, 양 날개로 공격을 찢는 게 어느정도 효과를 보며 1세트에만 아웃사이드 히터 고예림과 박정아가 각각 7점, 6점, 아포짓으로 나선 박은서도 5점을 올리며 흥국생명을 이겨냈다.
그러나 2세트부터는 세트 초반을 크게 뒤지며 시작하면서 추격 동력을 잃은 페퍼저축은행이었다. 2세트에는 1-5, 3세트에는 0-6, 4세트에도 0-4까지 크게 뒤지면서 출발했다. 점수 차가 벌어지자 흥국생명의 서버들은 강한 서브를 과감하게 날려댔고, 리시브에 약점이 있는 박정아는 물론 리시브 보강을 노리고 지난 봄 FA로 영입한 고예림도 흔들렸다. 3세트 도중에는 작전 타임을 불러 “너희들, 이런 식으로 배구할거야?”라며 소리높여 선수들을 꾸짖기도 했던 장소연 감독이다.
2,3세트를 20점에도 도달하지 못하고 완패를 당하며 패색이 짙어진 페퍼저축은행. 4세트에도 정윤주-문지윤의 좌우 쌍포를 앞세운 흥국생명의 강한 공격을 버텨내지 못했다. 세트 중반 벌어졌던 점수차를 좁혀 12-13까지 따라붙었지만, 경기를 뒤집는 데는 역부족이었다. 흥국생명 문지윤의 퀵오픈에 이어 고예림의 공격 범실이 나오며 12-15로 벌어졌고, 13-16에서 또 다시 고예림의 오픈 공격이 블로커 터치 없이 코트 밖으로 나가면서 추격 동력을 잃고 말았다. 이후 점수 차가 더 벌어졌고, 17-24에서 이한비의 공격이 사이드라인을 벗어나면서 페퍼저축은해의 KOVO컵 11연패가 확정됐다.
반면 흥국생명은 지난 21일 현대건설전에서 리시브 부담을 이겨내지 못하고 코트 밖으로 쫓겨났던 정윤주의 분전이 눈이 부셨다. 지난 경기 부진 여파로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던 정윤주지만, 1세트 4-12 열세 상황에서 들어와 1세트에만 87.5%의 공격성공률로 7점을 몰아치면서 자신의 강점인 공격력을 뽐냈다. 자신감이 붙은 정윤주의 공격 본능은 경기 내내 이어졌다. 1m76의 단신에도 폭발적인 점프와 몸 전체를 사용해 때려내는 공격에는 힘이 넘쳤고, 페퍼저축은행 블로커들의 손에 맞아도 수비가 따라갈 수 없는 곳으로 튀었다. 이날 정윤주는 60.00%의 고감도 공격 성공률로 양 팀 통틀어 최다인 27점을 몰아치며 요시하라 토모코 신임 감독에게 부임 첫 승을 선물했다. 정윤주의 반대편에서 균형을 맞춘 아포짓 문지윤도 17점을 올렸고, 실업팀 포항시체육회와 수원시청을 거쳐 다시 프로무대로 돌아온 박민지도 15점을 보태며 삼각편대의 한 축으로 활약했다.
반면, 페퍼저축은행에서는 고예림이 15점으로 팀 내 최다득점을 올렸지만, 주포 박정아(13점)가 3세트 중반 리시브 불안으로 웜업존으로 물러나면서 화력전에서 밀렸다. 교체로 들어온 이한비(9점), 박경현(7점)의 힘으로는 경기를 뒤집기에는 무리였다.

여수=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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