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칼텍스와 현대건설의 2025 여수·NH농협컵 프로배구대회(이하 KOVO컵) 여자부 조별예선 A조 맞대결이 펼쳐진 23일 여수 진남체육관. 지난 21일은 GS칼텍스 배구단의 전신인 호남정유가 창단한지 55주년되는 기념일이었다. 마침 여수는 네이밍 스폰서 역할을 하는 GS칼텍스의 석유화학 공장이 있는 곳. 사실상 GS칼텍스의 홈인 곳이었다. 21일엔 임직원 550명이 진남체육관에 출동해 선수들의 승리를 지켜봤고, 이날도 300여명의 임직원이 직관에 나설 예정이었다. 경기 전 만난 이영택 감독은 “사실상 저희 홈이긴 한데, 회사 임직원분들이 많이 오시는 것은 못 들은 걸로 하겠습니다”라며 웃었다. 응원은 고맙지만, 사령탑 입장에서는 이겨야한다는 부담감이 앞서기 때문이었다. 이날 스타팅은 지난 21일 페퍼저축은행전과 동일하다. 안혜진이 선발 세터로 나서 공격의 키를 잡고, 주장 유서연과 최고참 김미연이 아웃사이드 히터, 권민지가 아포짓 스파이커, 오세연과 최가은이 미들 블로커로 코트 가운데를 지킨다. 주전 리베로는 한수진이 나선다. 이영택 감독은 “지난 페퍼전에서 (이)주아나 (최)유림이가 경기 중간에 들어와서 좋은 역할을 해주긴 했지만, 스타팅은 동일하게 나갑니다. 신예들은 조커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안혜진이 2경기 연속 선발로 나서지만, 다가올 V리그에서도 주전으로 나설지는 미지수다. 이번 KOVO컵에서 선발로 쓰는 것은 그간 수술과 오랜 재활로 경기 감각이 떨어져있는 안혜진에 대한 배려다. 이영택 감독은 “수술했다고 통증이 아예 사라지는 것은 아니라서요. 훈련하고 경기를 뛰는 데는 지장이 없는 상태입니다. 경기 감각을 찾게끔 도와주려고 선발로 쓰는 거라고 보면 됩니다. 우리 팀은 모든 포지션이 무한 경쟁입니다”라고 설명했다. V리그가 시작되면 외국인 선수들이 뛸 수 있다. 지난 두 시즌 연속 1000점을 넘긴 지젤 실바(쿠바)도 100% 주전은 아니라는 이영택 감독이다. 물론 농담이 섞인 멘트다. 그는 “오른쪽에서 주아도 있고, (권)민지도 가능합니다”라고 능청스런 모습을 보였다.
지난 시즌 도입됐던 미드 랠리 비디오 판독은 이번 KOVO컵 때부터 폐지됐다. 지난 시즌 도중 상대 포히트 공격이 순식간에 지나가는 바람에 미처 챌린지를 못걸었다가 억울하게 한 점을 잃어야 했던 이영택 감독이다. 이 얘기를 꺼내자 “그거 항의하려고 심판 자격증도 땄는데 그 제도가 사라졌네요”라며 웃었다. 대표팀에 다녀온 한수진에 대해 묻자 이영택 감독은 “대표팀에서 경기를 많이 뛰지 못하고 놀다 와서(웃음). 본인 스타일이 훈련량을 많이 가져가야 하는 스타일인데, 모랄레스 감독이 훈련을 많이 하려고 해도 못하게 해서 불만이 많았던 모양이다. 대표팀 다냐와서 훈련량을 늘려서 몸이 좀 올라오긴 했지만, 본인이 느끼기엔 아직 만족스럽지 못한 모습이다”라고 설명했다.
여수=남정훈 기자 ch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