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 데뷔한 김수지(29·동부건설)의 별명은 ‘가을여왕’이다. 여름이 지날 때까지 잠잠하다가 찬바람만 불면 힘을 내기 때문이다. 실제 김수지는 통산 6승중 5승을 9~10월에 작성했다. 이번 시즌 우승이 없는 김수지가 25일 경기 여주시 블루헤런 컨트리클럽(파72)에서 개막하는 시즌 마지막 메이저 대회 하이트진로 챔피언십(총상금 15억원)에 출전해 대회 2연패와 시즌 첫승에 도전한다. 김수지는 올해 18개 대회에 출전해 톱 10에 7차례 진입했고 가장 좋은 성적은 지난달 오로라월드 레이디스 챔피언십 4위다. 이를 바탕으로 평균타수 4위(70.26타), 대상 포인트 레이스 13위(220점)를 달린다. 특히 김수지는 하이트진로 챔피언십에 7차례 출전해 2021년과 지난해 우승 포함 톱 5에 4차례 이름을 올릴 정도로 이 대회만 출전하면 펄펄 난다. 따라서 선선해진 가을바람과 함께 열리는 이번 대회에서도 좋은 성적이 예상된다.
김수지의 주무기는 자로 잰 듯 정확한 아이언샷으로 이번 시즌 그린적중률 1위(79.21%)에 올라있다. 여기에 평균 드라이브샷 비거리 250.02야드(10위)의 장타력도 갖췄다. 문제는 정교하지 못한 퍼트. 라운드당 평균 퍼트 수는 30.41개(82위)에 달한다. 멀리 치고, 그린에 잘 올려놓지만 마무리가 잘 안 된다는 얘기다. 김수지는 이번 시즌 컷탈락을 세차례 기록했는데 직전 출전 대회인 메이저 KB금융 스타챔피언십에서 부상 여파로 컷탈락했다. 이에 김수지는 2개 대회를 건너뛰고 쉬면서 대회 2연패를 위해 샷을 가다듬었다. 김수지는 “최근 등의 담 증세 때문에 힘들었지만 이제는 거의 호전됐고 체력적으로도 좋아져다”며 “난도 높은 코스이지만 블루헤런과 궁합이 좋은 만큼 좋은 결과를 만들겠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지난주 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 최종일 연장전에서 세계랭킹 4위 호주교포 이민지(29·하나금융그룹)를 꺾고 우승한 이다연(28·메디힐)은 투어 최초로 4개 메이저 대회 우승에 도전한다. 이다연은 통산 9승중 한국여자오픈, KLPGA 챔피언십, 한화 클래식 등 메이저에서만 3승을 거둬 ‘메이저 사냥꾼’으로 불린다. KLPGA 투어에서 메이저 우승을 4차례 이상 기록한 선수는 5명이지만 2~3개 메이저에서 일궜고, 4개 메이저 타이틀을 모두 따낸 선수는 아직 없다. 이다연은 퍼트가 주무기로 평균 퍼트 5위(29.24개)를 달린다. 하지만 페어웨이 안착률 97위(63.5%), 그린적중률 50위(71.56%)에 머물 정도로 드라이브샷과 아이언샷의 정교함이 다소 떨어진다. 따라서 KLPGA 투어에 가장 까다롭기로 소문난 이번 대회 난코스를 어떻게 공략할지 주목된다. 최현태 선임기자 htchoi@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