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석유화학, '경영권 분쟁' 재점화 양상…자사주 두고 논란 불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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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석유화학, '경영권 분쟁' 재점화 양상…자사주 두고 논란 불씨

금호석유화학 자사주 활용 방안을 둘러싸고 경영권 분쟁이 되살아날 조짐이다. 고(故) 박정구 회장의 장남이자 박찬구 회장의 조카인 박철완 전 상무가 자사주 담보 교환사채(EB) 발행 가능성을 정면 비판하며 이사회 재진입을 노리고 나섰다. 회사 측은 아직 아무 결정도 내린 바 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법·제도 변화와 맞물려 자사주가 양측의 힘겨루기 핵심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박 전 상무는 30일 입장문을 내고 "자사주 EB 발행은 주주가치를 훼손하고 현 경영진의 지배력을 강화하는 불법적 시도"라며 강력 대응을 예고했다. 그는 이사회가 이를 추진할 경우 민형사상 책임을 묻겠다고 경고하며 정관 변경을 통해 자사주 소각·처분 계획을 매년 주총에서 보고하도록 요구했다.



금호석화는 "이미 보유 자사주의 절반은 3년에 걸쳐 소각하기로 결정해 올해까지 두 차례를 마쳤다"며 "내년 3월 마지막 분량을 소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나머지 절반에 대해선 전략적 투자, 임직원 보상, 자본조달 등 다양한 방안을 열어둔 상태라고 알렸다. 또 EB 발행은 그중 하나일 뿐 현재까지 논의나 결정은 없다고 해명했다.


이번 갈등 배경에는 개정 상법이 자리하고 있다. 집중투표제 의무화와 감사위원 분리 선출 확대, 전자투표제 도입 등은 소수 주주의 이사회 진입 장벽을 크게 낮췄다. 박 전 상무가 보유한 11%대 지분만으로도 특정 후보를 밀어 올릴 수 있는 구조가 마련되면서 경영권 분쟁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다만 이미 보유한 자사주를 개정법 적용에서 예외로 둘지 여부가 아직 불확실해 향후 전개는 변수가 많다.


현재 금호석화가 보유한 자사주는 전체 발행주식의 약 14%에 달한다. 회사 측과 박 전 상무 측의 지분 차이가 불과 5% 남짓에 불과한 만큼 자사주는 단순한 재무 자산이 아니라 경영권 판도를 결정짓는 캐스팅보트로 작용한다. 소각이 이뤄지면 박찬구 회장 측 지분율이 상대적으로 높아져 현 경영진에 유리하지만 제3자 지분이 유입되면 박 전 상무의 이사회 진입은 어려워질 수 있다. 결국 자사주 처리 방향이 금호석화 지배구조 향방을 가를 최대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오지은 기자 jo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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