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KPGA 노동조합 제공 “직장 내 괴롭힘 피해자들에 대한 보복성 징계와 무차별 해고를 강행한 한국프로골프협회(KPGA)가 사태를 수습하지 못하고 있다. ”
오는 10월1일부터 4일, ‘KPGA 경북오픈’ 기간에 해고자 3인이 두 번째 피켓 시위를 벌인다. 대회장 주변에는 동료 직원들의 자발적 참여로 제작된 대형 현수막이 빼곡히 걸리며 현장 분위기를 더한다.
관할 경찰서에 집회 신고를 마친 KPGA 노동조합(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서비스일반노조 산하)은 “영암에서 진행한 첫 번째 피켓 시위와 마찬가지로 선수와 후원사에 미칠 영향을 최소화하도록 협회 주최 대회를 시위 장소로 선택했다”며 “괴롭힘 피해 직원들을 대상으로 부당하게 해고와 징계가 남발된 만큼 KPGA가 바로 설 때까지 끝까지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말부터 불거진 ‘KPGA 사태’의 발단은 고위임원 A씨의 직장 내 괴롭힘이었다. 협회 자체 조사뿐 아니라 경찰 및 노동청 등 국가 수사기관에서도 피해 사실을 확인했음에도, KPGA는 가해자 징계를 수개월간 미루고 피해 직원들을 대상으로 대규모 징계 및 해고를 단행해 비판을 자초했다는 설명이다.
사진=KPGA 노동조합 제공 노조 측은 “특히 KPGA는 실태를 파악하고도 현재까지 뚜렷한 피해자 보호 대책을 내놓지 않았고, 오히려 가해자가 욕설과 강압으로 작성하게 만든 시말서를 대규모 징계의 근거로 삼아 협회의 도덕성과 공정성을 크게 훼손했다”고 주장했다.
결국 고위임원 A씨는 지난 9월12일 서울동부지방검찰청에 의해 강요 및 모욕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까지 돼 법정에 설 예정이다. 피해 직원들에 대한 부당 해고와 징계는 철회되지 않고 있다.
한편 피켓 시위에 참가한 해고자 B씨는 최근 중부지방고용노동청 성남지청으로부터 고위임원 A씨의 직장 내 괴롭힘 조사 결과를 담은 공문을 통보 받았다.
해당 공문에 따르면 KPGA는 2025년 1월 사내 전수조사에서 다수 직원이 괴롭힘 피해를 입었고, B씨 역시 피해자임을 확인했다. 녹취록과 참고인 진술 등을 통해 B씨의 피해 내용이 구체적으로 명시돼 있다.
사진=KPGA 노동조합 제공 협회 자체조사 결과 고위임원 A씨는 욕설 및 폭언 등 모욕적 언행과 근무시간 외 무분별한 연락, 시말서 반복 요구 등으로 B씨에게 정신적 · 신체적 고통을 주며 업무환경을 악화시킨 것으로 결론을 냈다. KPGA는 이를 근거로 지난 7월25일 긴급 이사회를 열어 A씨를 면직했다.
그러나 노동청 공문에서도 확인되는 바와 같이 KPGA는 B씨가 괴롭힘 속에서 시말서를 제출했다는 점을 전수조사로 이미 확인하였지만, 오히려 이 시말서를 근거로 피해 직원인 B씨를 무리하게 해고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징계 절차 개시 이전부터 한 징계위원이 “노동위 사건도 각오하고 있다. 질 거 알고 하는 거다” 라고 발언한 내용이 담긴 녹취는 이미 KPGA노조를 통해 공개된 바 있다.
노조는 지난 9월 22일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B씨를 포함해 이번 사태에서 해고된 3명의 직원과 징계를 받은 피해자 전원을 한 사건으로 묶어 ‘부당징계 및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제기했다.
KPGA노조는 “지노위 판정에서 관련 사실을 모두 입증해 협회의 비상식과 불합리를 바로잡겠다”며 “두 번째 피켓 시위는 단순한 항의 집회를 넘어, KPGA의 구조적 문제를 다시 한 번 사회적으로 환기하는 공론의 장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구제신청 접수를 받은 경기지방노동위원회는 관계 규정에 따라 60일 이내로 심문회의를 개최해 해당 사건의 판정을 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