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와 멀어지는 중국…중국산 칩 적용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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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와 멀어지는 중국…중국산 칩 적용 확대

최근 딥시크의 인공지능(AI) 차기 모델 R2가 화웨이 AI칩인 어센드(Ascend) 성능 테스트를 하고, 알리바바 클라우드서비스가 중국산 칩 테스트를 진행 중이는 소식이 전해졌다. 미국의 기술 제재에 맞선 중국 정부의 국산 대체 정책에 중국 기업들이 빠르게 호응하는 모양새다.


2일 메리츠증권은 '중국 AI 반도체 국산화의 길' 보고서를 통해 "현재 중국에서 많은 기업들이 엔비디아 A100 성능과 비슷한 칩을 만들려고 노력 중"이라며 "성능이 약하더라도 정책당국이 적극적인 사용을 추진하고 있어 중국 내 국산 대체 속도가 빠르게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중국 정부 AI 칩 국산화 유도에 기업들 호응

지난 7월 말 중국 정책당국은 엔비디아의 H20 칩에 백도어 위험이 있다고 지적하면서 중국 기업들의 신중한 구매를 요구했다. 판매가 금지되지는 않았지만 사실상 중국 기업들이 H20 칩 사용을 꺼리게 만들었다. 한편으로 중국 정부는 자국산 AI 반도체 구매를 유도하고 있다. 대표적인 조치는 공공 데이터센터들이 컴퓨팅 칩 절반 이상을 중국 업체로부터 공급받도록 요청하는 것이다. 특히 베이징과 상하이는 2027년까지 데이터센터의 컴퓨팅과 스토리지 칩 국산 채택률 70%를 넘기는 목표를 제시하고 있다.


중국 내에서는 엔비디아 칩을 대체할 다양한 솔루션이 나타나고 있다. 가장 강력한 대체재로 화웨이의 어센드가 꼽힌다. 최신 모델인 어센드 910C는 엔비디아 A100보다 2.5배 높은 성능을 나타내고 있다. H100에 비해서는 60~80%의 성능을 보이나, 에너지 효율과 비용 면에서 경쟁력을 갖췄다는 설명이다. 화웨이는 단일 AI 칩 성능의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어센드 칩 클러스터화를 통해 엔비디아 시스템을 능가하는 결과를 내도록 노력 중이다.


화웨이 다음으로는 캠브리콘의 MLU370/590이 꼽힌다. 캠브리콘은 초기에 추론 칩에서 시작했지만, MLU370 시리즈를 통해 클라우드 AI 학습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MLU590은 엔비디아의 A100 대체용으로 내놓은 제품이며, A100 성능의 약 80%에 달하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내년에는 590의 상위 버전인 MLU690 라인업까지 발표하며 고성능 컴퓨팅(HPC) 시장을 본격 겨냥하고 있다.


바이두의 쿤룬(Kunlun) 칩의 경우 2021년부터 2세대 칩 양산을 시작했고 1세대 대비 성능이 2~3배 개선됐다. 연산 속도나 정밀도는 엔비디아의 A100 대비 약 40% 낮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지만, 중국 내 자국산 칩 수요 정책 덕분에 활용도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바이두는 이를 자율주행, 클라우드 검색 등 서비스에 실제 적용하고 있다. 또한 화웨이처럼 바이두도 쿤룬2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P800칩 3만개를 클러스터화함으로써 전체 시스템 성능을 개선하고 있다.


한국 내 설정된 '중국 반도체 ETF' 관심 가져볼 만

투자은행 번스타인(Bernstein)은 중국 AI 칩 시장의 국산화 비중을 2023년의 17%에서 올해 46%, 2027년에는 55%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휴대폰, 전기차에 이어 유일하게 해외와 격차가 컸던 반도체 산업에서 중국 기업의 점유율 상승 추세가 가시권에 진입하게 된 것이다.


지난달 중국 주식시장에서 AI 반도체 국산화 가속 기대감에 관련 기업 주가가 급등했다. '미니 엔비디아'라고 불리는 캠브리콘 주가는 8월 한 달간 110% 상승하며 시가총액도 100조원을 돌파했다. 또한 중국 내 최대 파운드리인 SMIC의 본토 주가도 월간 28% 상승했다. 최설화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런 대표 기업들의 주가 상승이 단기 테마라기보다는 사실상 정부의 정책 방향, 기술 내재화 성과 및 실적 개선이라는 펀더멘털의 변화가 동반된 변화라는 점"이라며 "정부 정책이 수요 부양의 마중물 역할을 해주고, 기업들이 기술 발전을 통해 중국 내 점유율을 확대해 나아가면서 기업 이익 증가와 자기자본이익률(ROE) 동반 상승이라는 선순환 흐름을 기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메리츠 증권은 중국 AI 생태계 자립의 대표 기업을 담은 한국에 설정된 ETF로 TIGER 차이나테크TOP10, TIGER 차이나반도체, KODEX 차이나테크TOP10, KODEX 차이나AI테크를 소개했다.






조시영 기자 ibp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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