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산 빅4 시총 9월 100조 돌파 올 2분기 영업익 3배 이상 늘어 증권가 낙관론…목표 주가 상향
최근 들어 국내 방위산업 업종이 증시 주도주로 부상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현대로템, 한국항공우주산업(KAI), LIG넥스원 등 이른바 K-방산 ‘빅4’의 시가총액 합계가 지난달 24일 기준 100조9753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처음 100조원을 넘어섰다.
글로벌 지정학적 불확실성에 따른 전 세계 안보 불안에 정부가 내세운 ‘코스피 5000 시대’ 기치가 맞물리면서 방산 업종에 대한 투자 열기가 확산되는 분위기다.
실적 개선도 뚜렷하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상반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현대로템은 2025년 2분기 연결 영업이익이 257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8.4% 증가했다. 현대로템 역시 지난 8월 폴란드와 약 9조원 규모의 K2 전차 2차 이행계약을 체결해 수주 잔고 확대를 이어갔다.
플러스 K방산 ETF 운용보고서에 따르면 방산 빅4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 합계는 5949억원으로 전년 동기(1944억원) 대비 3배 이상 늘었다.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서도 방산 테마는 압도적 성과를 내고 있다. 플러스 K방산 ETF는 2024년 9월 말 기준 최근 1년 수익률이 71.88%로 국내 ETF 492개 중 1위를 차지했다.
지난달 16일 기준 연초 이후(YTD) 수익률은 201.93%다.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15.85%)을 10배 이상 웃도는 성적이다. 경쟁 상품인 타이거 K방산&우주, SOL K방산도 세 자릿수 수익률을 기록하며 방산 ETF 투자 열기를 입증했다.
삼성자산운용은 지난 7월 ‘코덱스 K방산 톱10(KODEX K방산TOP10)’을 상장했다. 9월에는 레버리지 상품도 내놓으며 경쟁 구도가 한층 치열해졌다. 여기에 한국거래소는 얼마 전 한화·하나·흥국·삼성액티브자산운용이 발행한 ETF 5종을 지난달 30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하기도 했다.
증권사들도 잇따라 낙관적 전망을 내놓고 있다. 유안타증권은 지난 9월 리포트를 통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목표주가를 128만원으로 제시하며 현 주가 대비 25% 이상의 상승 여력이 있다고 평가했다. 한국투자증권도 지난 7월 목표주가를 130만원으로 상향 조정하며 매수 의견을 유지했다.
하나증권은 보고서 메이크 K-디펜스 그레이트 어게인(Make K-Defense Great Again)에서 “2025~2026년을 기점으로 수주 물량이 본격 실적으로 반영될 것”이라며 한국항공우주를 톱 픽으로 꼽았다. LIG넥스원 역시 수주 잔고 확대 흐름과 실적 개선 기대감이 반영돼 증권가에서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했다.
플러스 ETF 분석에서는 2026년 예상 실적 기준 K방산 기업들의 평균 주가수익비율(PER)이 25.3배로, 유럽 방산사 평균(29.16배)보다 낮아 추가 상승 여력이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과도한 기대감에 대한 경계도 제기된다. 실제 수주 성과가 기대치를 밑돌 경우 주가 조정 압력이 커질 수 있고 원자재 가격 상승과 공급망 불안이 수익성을 압박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국제 정세가 안정세로 전환될 경우 방산 수요 둔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실제 JP모건도 올해 한국 방산주 전반을 대상으로 평균 목표주가를 대폭 상향 조정했지만 국내 증권사들의 예상치보다 낮게 잡았다. 이와 관련 일부에서는 “국내 증권사 전망치가 다소 과열돼 있다”는 해석도 존재한다.
그럼에도 K방산 업종은 단순한 테마주를 넘어 실적 기반의 성장 스토리를 확보했다는 평가가 힘을 얻고 있다. 한 증권 애널리스트는 “수주 잔고 확대와 ETF 중심 자금 유입이 업종 성장의 선순환을 만드는 단계”라고 높이 평가하고 있다.
실적·주가 ‘껑충’…연초 이후 수익률 202% ETF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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