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헤난 달 조토 감독(왼쪽)과 OK저축은행 신영철 감독. 사진=KOVO 제공 새로운 유니폼을 몸에 걸치고, 떨리는 출발선에 선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15일 호텔리베라 청담에서 진에어 2025~2026 V리그 남자부 미디어데이를 열었다. 남자부 7개 구단의 감독 및 대표 선수들이 자리에 참석해 코앞으로 다가온 V리그 개막을 앞둔 소감과 우승을 향한 각오를 밝혔다.
매년 열리는 행사지만, 누군가에게는 어색함과 설렘이 교차하는 곳이다. 바로 이번 정규시즌을 앞두고 새롭게 지휘봉을 잡은 신임 감독들이 그렇다.
올 시즌 현대캐피탈과 함께 강력한 ‘2강’으로 지목되는 대한항공에 합류한 헤난 달 조토 감독은 명예회복을 기치로 내건다. 2023~2024시즌까지 통합 4연패로 고공비행한 대한항공은 직전 시즌 현대캐피탈의 ‘트레블’에 밀려 조연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항공 왕조’의 조종석에 앉아있던 토미 틸리카이넨 전 감독과 작별을 택한 배경이다. 과감한 혁신을 꿈꾸는 대한항공은 2017년부터 2023년까지는 브라질 남자대표팀을 이끌며 2021년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 우승, 2023년 파리 올림픽 본선 진출권 확보를 이끈 헤난 감독의 지도력에 기대를 건다.
“이런 자리에 함께 하게 돼 영광”이라 웃은 헤난 감독은 “우리 팀은 근래 계속 좋은 성적과 퍼포먼스를 낸 팀이다. 그걸 유지하는 데 중점을 맞추고 있다”고 눈빛을 번뜩였다.
행사 도중 발표한 팀의 가훈으로는 ‘매일 최선을 다하자’를 꼽았다. 사령탑은 “내 인생의 좌우명이기도 하다. 최선을 다하면 언제나 좋은 결과가 나온다. 선수와 스탭 모두에게 이 부분을 요구하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팀의 선전에 대한 믿음은 굳건하다. “코치들에게 경계되는 3팀을 골라달라고 했는데, 답변이 공통되게 나오지 않았다. 경쟁이 심한 시즌이 될 것이라는 뜻”이라고 빡빡한 시즌을 예상한 헤난 감독은 그럼에도 정규리그 1위 예상 팀을 골라달라는 질문에 과감히 대한항공을 적었다. 그는 “한 팀만 고르라고 해서 우리 팀을 골랐다. 선수들 한명 한명을 진심으로 믿는다. 분명히 1위를 이뤄낼 수 있을 것”이라며 “예측이 어렵지만 (왕좌) 자리를 위해 끝까지 싸울 것”이라는 희망을 노래했다.
사진=KOVO 제공 신영철 OK저축은행 감독도 커리어 새로운 장을 준비한다. 지도자로 LIG손해보험(현 KB손해보험), 대한항공, 한국전력, 우리카드를 거쳐온 신 감독은 부산에 새 터를 꾸린 OK저축은행과 함께 새 도약을 꿈꾼다.
그간 지휘했던 모든 팀을 봄배구에 올려둔 그는 지난해 7위에 그친 OK저축은행의 꼴찌 오명을 지운다는 의지로 가득 찼다.
가훈 질문에 ‘좋은 습관 유지하기’를 간판으로 내건 신 감독은 “나도, 선수들도 일상 생활도 그렇고 운동할 때도 그렇고 좋은 습관 속에서 모든 답이 나오는 법이다. 그래야 범실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 감독은 “우리 팀의 색을 어떻게 입히느냐가 제일 중요하다. 지난해 7위 팀이다. 타 팀을 전력을 살펴봐도 쉽지 않은 시즌이 될 것”이라며 “(다른 팀을 신경쓰기보다는) 우리 팀을 어떻게 만들어가는지가 중요하다. 여기에 집중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내심 기적을 바란다. 신 감독은 통합우승으로 광안리나 해운대에 입수가 가능하겠냐는 팬의 온라인 질문에 “우승하면 뭐든 못 하겠나. 입수하는 데 속옷 차림으로 들어가겠다”고 껄껄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