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욱, 샤넬 2014, 그랑팔레, 2014 최나욱 제공 건축가 렘 콜하스는 ‘패션쇼 건축’은 영원성을 고려하는 다른 건축과 다르게 일시적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전시 기획자이자 건축가 최나욱은 이러한 일시성으로부터 건축적 담론을 발견하려는 시도를 전시장에 펼쳤다. 전시를 준비하면서 불과 수년 전의 패션쇼임에도 자료 조사가 어려웠다고 한다. 특히 2010년대 디지털 미디어를 통한 패션쇼 바이럴이 많아지며 패션쇼가 증가했으나, 세계적인 불경기로 인해 패션쇼의 개수가 확연히 줄어든 상황에서 이번 전시회가 열리게 됐다. 최나욱은 “무대를 짓는 데만 적게는 수억 원, 많게는 수십억 원이라는 웬만한 건축비에 해당하는 비용이 소요되지만, 이는 부차적인 요소에 그친다. ‘영속성’과 ‘일시성’이라는 서로 지향하는 바가 상반되는 건축과 패션의 경계에 존재하는 탓에 어느 분과의 조명을 받기에 모호했고, 무엇보다 임시적으로 제작되고 곧장 폐기되는 특성으로 인해, 패션쇼의 공간과 장소에 대한 논의는 제대로 이뤄지기 어려웠다”며 이번 전시가 갖는 의의를 설명한다. 그는 “일련의 드로잉은 공간과 장소에 대응하는 시각적인 장치는 물론, 브랜드에 영향을 끼치는 철학적, 사회적, 예술적 맥락을 표현한다”고 밝혔다.
최나욱은 건축가이자 작가로 현대문화의 일시성을 다루는 ‘클럽 아레나’, 역사의 현대성을 다루는 ‘자하신위’를 출간했다. ‘패션 런웨이 타이폴로지’는 서울대학교에서 강의한 내용을 바탕으로 준비한 전시로 책으로 출간 예정이다. 한국예술종합학교와 영국왕립예술대학에서 건축을 전공했으며, 서울시립미술관 신진미술인에 선정되어 ‘방으로 간 도시들’을 비롯한 여러 전시를 기획하고 디자인했다. 11월 2일까지. 박성준 선임기자 alex@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