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들이 ‘캐치 티니핑’에 열광한다면 초등학생들은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에 빠져 있다. 요즘 아파트 놀이터와 학원 앞에서 “나 루미 할래” “나는 진우!”같은 대화를 자주 들을 수 있다.
케데헌은 국내 주요 명소를 배경으로 케이팝 걸그룹이 악령들과 싸우는 이야기를 다룬 애니메이션이다. 국내는 물론 전세계적으로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넷플릭스 애니메이션으로 시작된 케데헌 열풍은 최근 에버랜드까지 번졌다. 올 가을, 에버랜드에는 케데헌 팬들이 가득하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 테마존은 평일에도 대기가 길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 9월 26일 문을 연 에버랜드 ‘케이팝 데몬 헌터스 테마존’은 개장 닷새만에 1만명이, 보름 만에 3만2000명이 찾으며 ‘케데헌 성지’로 떠오르고 있다. 연휴가 낀 10월 초에는 평일 오전에도 주차장은 만차를 기록할 정도였다. 루미·조이·미라 등 헌트릭스 멤버로 분장한 아이들이 적지 않게 보인다. 갓을 쓰고 사자보이즈의 진우로 분장한 아이들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주말에는 여전히 오픈런 대기가 상당하다.
서울 강서구에서 아이와 함께 방문한 이모 씨(38)는 “딸이 ‘루미처럼 되고 싶다’며 매일 케데헌 노래를 따라 부른다. 간식도 루미가 그려진 것만 사려고 한다”며 “오픈런으로 왔는데도 줄이 너무 길더라. 어쩌겠나. 아이가 너무 좋아한다”며 웃었다.
케데헌 테마존에 들어가려면 대기 시간이 만만치 않다. 1시간은 약과다. ‘240분 대기’가 뜨기도 한다. 미리 이같은 정보를 입수한 보호자들은 접이식 의자를 챙겨오기도 했다.
테마존 내부에는 게임형 미션과 포토존, MD 스토어가 가득하다. ‘헌트릭스 존’ ‘사자보이즈 존’ ‘리워드 존’ 등 다섯 구역으로 구성돼 있다. 오픈런 후에도 내부에서 구별된 각 구역을 이용하려면 다시 줄을 서야 한다.
그럼에도 아이들은 지치지 않는다. 헌트릭스 멤버가 돼 분식 먹는 포즈를 취하거나 악령을 퇴치하는 ‘망치게임’은 필수 코스다. 유료로 케데헌 코스튬 의상을 빌려 입거나 페이스페인팅을 하는 코너도 인기다.
헌트릭스 존과 사자보이즈 존에서 각각 두 개씩 총 4개 도장을 모으면 ‘일월오봉도’ 그림이 완성된다. 이를 리워드 존에 가져가면 포토카드를 받을 수 있다. 한 아버지는 “포토카드를 받기 위해 아이와 함께 열심히 4개 도장을 다 모았다”며 “힘들었지만 아이가 너무 좋아한다”고 말했다.
MD 스토어 앞에서도 굿즈를 사려는 행렬이 이어졌다. 에버랜드 관계자는 “이번 테마존 운영 후 방문객 모두가 적어도 하나씩은 케데헌 굿즈를 사가는 1인 1굿즈 열풍을 불러 일으켰다”며 “특히 ‘더피’ 캐릭터가 새겨진 자수 갓의 경우 1차 초도 물량이 모두 매진돼 추가 발주가 진행됐을 정도”라고 말했다. 헤어핀, 인형, 키링 등도 인기다. ‘유아는 티니핑, 초등생은 케데헌’이라는 공식이 에버랜드 현장을 통해 완성되고 있었다.
테마존 주변에는 헌트릭스와 사자보이즈가 팬들을 위해 준비한 ‘역조공 간식차’ 콘셉트의 푸드트럭이 눈에 띄었다. 역조공은 일종의 K팝 문화다. 연예인이 자신을 좋아해 주는 팬들에게 선물하는 것 등을 일컫는 말이다.
작품 속 화제가 되었던 K분식 메뉴들도 테마존에서 판매된다. ‘사자 보이즈 소다팝 에이드’, ‘헌트릭스 골든 글로우 에이드’, ‘더피의 베리월드’ 등을 만나볼 수 있다.
가장 인기가 많은 메뉴는 스낵버스터에서 판매 중인 ‘헌트릭스 세트’다. 에버랜드 측은 “이는 김밥, 순대, 떡볶이 등 헌트릭스 멤버들이 좋아하는 메뉴들과 농심 콜라보 제품인 케데헌 컵라면을 한꺼번에 맛볼 수 있는 메뉴”라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고 소개했다.
에버랜드가 선보인 케데헌 불꽃쇼는 OST에 맞춰 불꽃과 조명, 특수효과 등이 어우러져 몰입감을 선사한다. 케데헌 콘셉트는 방문 이후부터 밤까지 쭉 이어진다. 에버랜드는 케데헌 테마존에 이어 최근 ‘불꽃쇼’까지 시작했다. 수천 발의 불꽃과 영상, 음악, 특수효과 등이 어우러진 신규 야간 공연 ‘케이팝 데몬 헌터스 싱어롱 불꽃쇼’를 지난 12일부터 연말까지 매일 밤 포시즌스가든에서 펼치고 있다. 이번 공연은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오리지널 영상과 OST를 기반으로 펼쳐진다. 에버랜드 측은 “포시즌스가든에 마련된 길이 24m, 높이 11m의 초대형 LED 스크린 및 이머시브 사운드 시스템 등을 통해 압도적인 몰입감을 선사한다”고 소개했다.
11분간 이어지는 공연에서는 ‘골든(Golden)’, ‘소다 팝(Soda Pop)’ 등 영화 속 히트곡들이 메들리로 흐른다. 영상 속 자막을 통해 대부분의 가사가 제공돼 관객이 함께 노래를 부를 수 있는 싱어롱(singalong) 형태로 진행된다. 노래에 맞춰 발사되는 불꽃과 조명, 특수효과 등이 어우러져 콘서트 현장 못지않은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실제 아이들과 K팝 해외 팬들은 이 시간 노래를 따라부르며 신나는 일정을 마무리한다고.
한편, 에버랜드는 케데헌 테마존 외에도 오즈의 마법사 가을축제를 비롯해 판다 세컨하우스 등을 운영하고 있다.
스노우피크 에버랜드 캠프필드’가 오는 31일부터 일반에 공개된다. 에버랜드 제공 최근에는 가을 캠핑 시즌을 맞아 스노우피크코리아와 손잡고 ‘스노우피크 에버랜드 캠프필드’를 오는 31일부터 일반에 공개한다. 이는 스노우피크의 국내 첫 직영 캠핑장으로, 서울 근교에서 대자연 속 프리미엄 캠핑을 경험할 수 있다. ▲프리미엄 오토 캠핑존 ▲텐트 스위트존 ▲유명 건축가 구마 겐고의 모바일 하우스 ‘쥬바코(JYUBAKO)’ 등 다양한 숙영 옵션이 마련됐다. 스노우피크 스토어, 카페앤다이닝, 숲속 트래킹, 아침 요가 등 체험 요소들도 다채롭게 즐길 수 있는 복합 공간으로 운영된다. 스노우피크 에버랜드 캠프필드는 지난달 말 오픈식을 갖고 현재 시범운영 중이다. 매월 15일 일반 대상 온라인 예약 사이트를 오픈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