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카이치 총리의 남편은 야마모토 다쿠 전 중의원(하원) 의원이다. 그는 고향인 후쿠이현 의원을 거쳐 1990년 처음 국회의원 배지를 달아 8선을 기록했다. 다카이치 총리에게는 남편이 정치 선배인 셈이다.
다카이치 사나에 신임 일본 총리의 남편 야마모토 다쿠 전 중의원(하원) 의원. 로이터연합뉴스 야마모토 전 의원의 법적인 이름은 ‘다카이치 다쿠’다. 일본은 법적으로 부부가 같은 성을 써야 하는데 다카이치 부부의 경우 남편이 아내 성을 따라 쓰기로 했다. 두 사람이 가위바위보로 성씨를 정했기 때문이다. 그는 2004년 중의원 선거에서 낙선한 다카이치 총리에게 전화를 걸어 “조리사 자격이 있으니 평생 맛있는 것을 먹게 해 주겠다”고 청혼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일주일 후에 청혼을 받아들였다고 한다. 당시 야마모토 전 의원은 재혼, 다카이치 총리는 초혼이었다. 야마모토 전 의원은 전처와의 사이에서 1남 2녀를 뒀지만 다카이치 총리와의 사이에서는 자녀가 없다.
이후 부부는 의정 활동을 함께 했으나 2017년 정치적 견해 차이를 이유로 이혼했다. 2012년 당시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다카이치 총리는 아베 신조 전 총리를, 야마모토 전 의원 이시바 시게루 전 총리를 각각 지지했다.
그러나 다카이치 총리가 2021년 자민당 총재 선거에 출마하자 야마모토 전 의원이 전면적인 지원에 나섰고 두 사람은 다시 가까워졌다. 그는 지난해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다카이치 총리가 이시바 시게루 전 총리에게 패배한 뒤에는 “다카이치를 일본 최초의 여성 총리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야마모토 전 의원이 호적상 성을 다카이치로 바꾼 것도 재혼 과정에서다.
야마모토 전 의원은 지난해 10월 중의원 선거에 출마했으나 낙선했다. 현재는 뇌졸중으로 쓰러지는 등 건강이 악화해 다카이치 총리가 재활을 돕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야마모토 전 의원은 이날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서구와 달리 파트너는 눈에 띄지 않는 편이 좋다”며 “존재를 드러내거나 사람들의 시선을 끌지 않는 ‘스텔스 남편’으로서 다카이치 총리를 조용히 지원하겠다”고 말했다고 요미우리신문은 전했다.
윤선영 기자 sunnyday702@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