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올해만 16.5억弗 가상자산 탈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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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범죄 연루 ‘후이원’ 활용 中·러 등 해외 브로커 통해 현금화
북한이 올 한 해에만 16억5000만달러(약 2조3600억원) 규모의 가상자산을 탈취해 세탁한 뒤 중국, 러시아, 캄보디아 등에서 현금화한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한국인 대상 강력범죄로 논란 중인 캄보디아의 사기·탈취 범행과 연루된 금융 플랫폼 후이원(Huione)을 활용한 정황도 포착됐다.

22일 외교부에 따르면 북한의 대북제재 위반 행위를 감시하는 다국적제재모니터링팀(MSMT)은 이날 발표한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지난해 10월 창설된 MSMT가 두 번째로 공개한 이번 보고서는 북한의 가상자산 탈취·세탁, 해외 정보기술(IT) 인력 활동 등 유엔 제재 위반 실태를 종합 분석했다.

보고서는 2024년 1월부터 2025년 9월까지 북한이 약 28억4000만달러(4조원) 규모의 가상자산을 탈취했다고 전했다. 탈취 자산은 여러 단계를 거쳐 세탁한 뒤 중국, 러시아, 홍콩, 캄보디아 등지의 브로커를 통해 현금화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자금은 핵·미사일 개발 및 군수산업 재원 확보에 사용되는 것으로 분석된다.

북한이 탈취한 가상자산 자금 세탁 및 현금화에 캄보디아 업체 후이원을 활용했다고 적시된 부분도 눈길을 끈다. 북한 정찰총국과 연관된 북한 국적자들이 후이원 페이 소속 직원들과 협업 및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며 자금을 세탁한 것으로 나타났다. MSMT에 참여하는 3개국이 후이원 페이의 대북제재 활동 지원 관련 우려를 캄보디아 정부에 제기해 캄보디아 중앙은행이 후이원 페이 라이선스를 박탈했지만, 후이원 페이는 캄보디아에서 여전히 운영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외교부는 보고서에 대해 “북한 당·정·군 산하 사이버 조직을 총망라해 관계도로 도식함으로써 북한의 악성 사이버 활동이 정찰총국, 군수공업부, 원자력공업성 등 유엔 제재 대상 북한 단체들과 긴밀히 연계돼 있음을 드러냈다”고 평가했다.

정지혜 기자 wisdo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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