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지하철역에 탈의실·물품 보관·파우더룸 등이 갖춰진 러너(runners·달리기 인구)를 위한 편의시설을 만들었다. 시는 역사 유휴공간을 활용한 시설을 늘리고 맞춤형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생활체육 지원을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서울시와 서울교통공사는 광화문역(5호선), 회현역(4호선), 월드컵경기장역(6호선)에 달리기 편의 및 여가문화 공간인 ‘러너지원공간’을 조성했다고 22일 밝혔다.
서울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에 조성된 ‘러너지원공간’ 서울시 제공 달리기 인구는 최근 크게 늘고 있다. 생활체육 업계에서는 달리기 인구를 1000만명으로 추산한다. 문화체육관광부의 ‘2024년 국민생활체육조사’에 따르면 최근 1년간 달리기에 참여 경험이 있는 응답자는 6.8%로 전년(0.5%) 대비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다. 임창수 시 미래공간기획관은 “우리 일상에 가장 가까운 장소 중 한 곳인 지하철역에서 스스로 건강을 챙겨볼 수 있도록 다양한 시민 의견을 반영해 러너지원공간을 마련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러너지원공간은 달리기 인구의 접근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지하철 역사 내에 조성한 것이 특징이다. 남녀 사용 공간을 구분해 탈의실·보관함·파우더룸 등 운동 전후 시민들에게 필요한 장소로 구성됐다. 운동 전후 필요한 헤어밴드·양말·샤워티슈 등을 구입할 수 있는 러닝용품 자동판매기도 설치됐다. 네이버 정보무늬(QR)코드 또는 카카오톡 인증으로 출입할 수 있으며 별도 이용 요금은 없다.
각 공간은 맞춤형 러닝 프로그램을 무료 운영해 생활체육 보급 공간으로도 기능할 예정이다. 광화문역에서는 출근 전 달리기에 대한 올바른 자세와 보강 운동을 익힐 수 있는 ‘모닝 러닝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주말 등에는 인왕산·북악산 ‘트레일 러닝’(자연지형 달리기) 프로그램도 마련할 예정이다. 회현역에서는 입문자에 맞춰 남산을 배경으로 걷기·가벼운 달리기 등 기초 체력 강화를 시작으로 점차 거리를 늘려가는 단계적 프로그램으로 구성할 계획이다. 월드컵경기장은 상암 월드컵공원을 중심으로 부상 없는 달리기를 위한 ‘기초 러닝 스쿨’과 경험자를 위한 장거리 프로그램을 함께 운영한다.
정규 프로그램 외에 분기별로 계절이나 테마가 담긴 특별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겨울에는 러닝 부상 예방과 회복 중심의 실내 프로그램 위주로 시민 참여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동국대 스포츠과학융합연구소와 협력해 맞춤 프로그램 참가자 중 희망자를 대상으로 기초 체력 및 건강지표 분석을 위한 검사도 제공한다.
시는 시민의 더 건강한 삶을 위해 생활체육 활성화를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연말까지 시는 개인별 신체 상태, 운동역량 등을 세밀하게 파악하고 전문가 진단과 운동 처방을 제공하는 ‘체력인증센터’ 25개소를 운영하고 2030년 100곳까지 늘릴 방침이다. 처방을 실천해 체력 등급을 향상하면 시의 건강관리 프로그램인 ‘손목닥터9988’ 포인트를 받을 수 있다.
이병훈 기자 bhoo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