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S인터뷰] ‘굿뉴스’ 설경구 "의문투성이지만 변성현 계산에 맡겨, 다음 만남은 일단 결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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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S인터뷰] ‘굿뉴스’ 설경구 "의문투성이지만 변성현 계산에 맡겨, 다음 만남은 일단 결별"
배우 설경구. 넷플릭스 제공 30년 넘게 충무로를 대표해온 배우 설경구가 다시 한 번 낯선 길을 택했다. 이름도, 배경도 알려지지 않은 ‘아무개’로 분해, 역사적 실화를 블랙코미디로 비틀어낸 넷플릭스 영화 굿뉴스의 중심에 섰다. 평양으로 향하던 일본 여객기를 대한민국에 착륙시키려는 비밀 작전을 그린 이 영화는 1970년 요도호 납치 사건을 모티브로 상상력을 더한 정치 풍자극이다.

지난 17일 공개된 굿뉴스는 제50회 토론토국제영화제 스페셜 프레젠테이션 섹션,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 갈라 프레젠테이션에 공식 초청돼 일찌감치 작품성과 대중성을 인정받았다.

설경구는 23일 “토론토는 워낙 환영하는 분위기의 영화제라 반응이 좋았다. 의도하지 않은 부분에서도 자유롭게 웃으면서 영화를 즐겼다”며 “부산영화제가 더 긴장이 됐었다. 초반에 서사를 설명하는 20~30분 동안 조용한 분위기였는데, 적군파가 인질의 코를 긁어주는 장면부터 좀 풀리더라. 마지막까지 재미있게 보신 것 같아서 다행이었다”고 돌아봤다.

극 중 설경구가 연기한 아무개는 정부 고위층 사이에 끼어들어 수상한 작전을 꾸미는 해결사지만 이름도, 출신도, 직업도 미스터리다. 설경구 역시 이질적이고 허무맹랑한 캐릭터를 보자마자 당황했다.

설경구는 “시나리오를 처음 받고 뭘 해야 할지 의문이었다. 장관들 사이에 뜬금없이 나타나 막 떠드는데, 의도를 잘 몰랐다. 주변 인물보다 더 떠 있는 듯한 모습에 촬영 20%까지 진행될 때까지도 이게 맞느냐고 계속 물어봤다”며 “이후엔 다 계산이 있겠지 싶어 감독의 이야기를 들으려고 했다. 아무개가 권력자들 앞에서 오버스러운 옛날 연기를 한다고 생각하면서 접근했다. 말보다는 너스레를 떨면서 과장하는 모습이 아무개의 모습이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말했다.
배우 설경구. 넷플릭스 제공 설경구는 새로운 시도도 했다. 아무개는 현실과 가장의 경계를 넘나드는 인물로, 설경구는 연기를 하다가도 카메라 렌즈를 응시하며 관객에게 말을 건넸다. 오랜 배우 인생에서 처음 있는 일이었다.

설경구는 “연기를 하다가 나도 모르게 렌즈를 보면 큰 실수한 것 같아 회피하곤 했는데, 대놓고 하라고 하니까 어려웠다. 변 감독은 관객이 영화에 개입하지 말고 이 상황을 그냥 봐주길 바라는 생각으로 이런 연극적인 연출을 선택했다고 하더라. 이해는 갔지만 연기하는 배우로서는 참 어색했다”고 웃었다.

변 감독과 벌써 네 번째 호흡이다. 영화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2017), 킹메이커(2022), 길복순(2023)에 이어 이번 굿뉴스까지 함께하며 또 하나의 새로운 작품을 완성했다.

설경구는 “변 감독은 굉장히 다양한 장르, 새로운 이야기를 하고 싶어 한다. 함께 한 네 작품의 장르가 다 다르다. 불한당은 누아르, 킹메이커는 시대극이었고, 길복순은 판타지 액션, 이번엔 블랙코미디였다”며 “다음엔 어떤 장르를 할지 모르겠지만 또 새로운 게 아닐까 생각한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굿뉴스 스틸컷. 넷플릭스 제공 10년이라는 두 사람의 인연은 연기 철학에도 변화를 줬다. 그는 “사실주의가 머리에 박혀있었는지 불한당을 찍으면서 ‘범죄자가 옆방 마실 다니듯 하는 게 말이 되나’라고 생각했다. 당시엔 작품이 사실적이어야 한다는 게 머릿속에 강하게 있었다”며 “그런데 촬영 10회차 정도 되니 ‘감독은 만화적 상상력으로 이 세계를 끌고 가려는 거구나’ 이해하게 됐고, 이후부터 촬영장이 재밌어졌다. 변 감독의 현장은 무엇을 표현하게 될지 보는 재미가 있다”고 말했다.

다섯 번째 작품을 함께 할 가능성을 묻자 그는 “지난 부산국제영화제 때 기자회견에서 변 감독이 (날)좋아한다고 말해 사랑 고백이 됐다. 그런데 오후 오픈 토크에서는 다음 작품은 같이 안 하겠다고 해 결별 기사가 났더라. (아직은)공식적으로는 결별”이라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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