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 룸피니 공원 방문객이 길고양이에게 간식을 먹이고 있다. 박재림 기자
치앙마이에서 만난 도마뱀. 박재림 기자 왕도마뱀, 고양이, 개, 청설모, 닭, 비단잉어, 새.
최근 타이비엣젯항공(VZ) 비행기를 타고 여행한 태국의 방콕과 치앙마이에서 만난 동물들이다. 석상과 기념품 등으로 범위를 넓히면 코끼리, 소, 원숭이, 말, 돼지, 토끼, 뱀, 산양, 낙타, 악어, 용과 태국 사자(싱하) 같은 상상의 동물도 다양하게 마주쳤다. 타이비엣젯은 세계동물보호의 날(10월4일) 사흘 전인 이달 1일부터 인천-방콕 노선을 운행 중이며, 신규 취항을 기념해 지난 14일부터 18일까지 3박5일 일정으로 미디어 팸투어를 진행했다.
해당 노선의 최대 장점은 저렴한 티켓 가격과 출·입국 시간이다. 오후 12시10분 인천 출발·오후 4시20분 방콕 도착, 오전 2시25분 방콕 출발·오전 9시55분 인천 도착 일정으로 운영된다. 한국을 기준으로 출발하는 날은 여유롭게 준비를 해서 공항으로 갈 수 있고, 여행 마지막 날까지 충분히 현지에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것. 이번 팸투어가 진행된 항공기를 탄 탑승객도 “가격과 시간이 좋아서 선택했다”고 말했다.
인천에서 출발해 방콕으로 이동 중인 타이비엣젯 창가로 보이는 하늘. 박재림 기자
최근 인천-방콕 노선을 신규 취항한 타이비엣젯 항공기가 방콕 수완나품 공항에 도착해 있다. 박재림 기자
타이비엣젯의 기내식 메뉴. 채식주의자를 위한 비건식도 준비됐다. 박재림 기자 타이비엣젯은 채식주의자 등을 위해 채소볶음밥, 채소비르야니 등 비건식 제공한다. 기내 마실 거리 중 하나인 창맥주의 ‘Chang’은 태국어로 코끼리를 의미한다. 태국에서 코끼리는 국가의 상징이자 왕실에서 신성하게 모시는 동물이다. 불교에서 코끼리는 지혜, 힘, 평온을 의미하는데 태국은 대표적인 불교 국가이기 때문이다. 태국 국기 ‘트라이롱’의 흰색이 흰 코끼리(왕실 및 불교)를 의미한다. 수완나품 공항에 도착해서 조형물, 광고이미지, 기념품 등으로 반복해서 만날 수 있는 동물이 코끼리인 이유이기도 하다.
아시아 최대 복합쇼핑몰인 방콕 아이콘시암 내 팝마트에 진열된 크라이베이비 인형. 태국 한정판 제품답게 코끼리가 함께하고 있다. 박재림 기자
치앙마이 센타라 호텔 내부의 코끼리 석상. 박재림 기자 방콕 중심부에 위치한 태국 왕궁에도 곳곳에 코끼리가 있다. 우선 대부분 외국인 관광객이 ‘코끼리 바지’를 입게 된다. 10월은 태국의 1년 중 비교적 덥지 않은 시기지만 그럼에도 월 평균 최고기온이 33도에 이른다. 때문에 반바지나 짧은 치마를 입는 관광객이 많은데, 태국 왕궁 안에선 맨 다리를 내놓고 다닐 수 없다. 때문에 왕궁 주변에서 통기성이 좋은 긴바지나 장치마를 판매하는 상인이 많으며 해당 상품은 코끼리 문양이 디자인된 경우가 많아 코끼리바지라고 불린다.
태국 왕궁의 출입구는 가로에 비해 세로가 매우 긴 데 이것 역시 코끼리를 타고 입장하던 것에서 유래했다. 이러한 입구를 통해 진입한 왕궁 안에도 코끼리 석상이 많다. 또한 왕궁을 수호하는 상상의 동물 석상이 다양하게 자리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해태가 떠오르는 싱하, 태국의 대표적 고양이 품종인 샴고양이를 닮은 석상, 원숭이를 닮은 석상 등이 그렇다. 용과 신조(神鳥) 가루다는 왕궁 건물에 조각됐다. 그밖에도 들소, 돼지, 말, 원숭이, 뱀, 토끼, 낙타 같은 동물 석상과 무늬를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태국 왕궁 내 상상의 동물 석상들. 박재림 기자
태국 왕궁 내 여러 동물 석상 및 조각들. 박재림 기자
태국 왕궁 방문객이 석상 앞에서 기도를 올리고 있다. 박재림 기자 ‘방콕의 폐’라 불리는 룸피니 공원에서는 악어와 비슷하게 생긴 왕도마뱀(워터모니터 도마뱀)을 만날 수 있다. 잔디밭에서 쉬거나 호수를 유유하게 헤엄치는 이들은 사람을 공격하는 일이 거의 없어 공원의 일부로 받아들여진다.
또한 이곳에서는 길고양이들과 교감할 수 있다. 사람이 다가와도 도망치지 않고 제 갈 길을 가거나 그늘과 잔디밭 등에 누워서 나른하게 휴식을 취하고 있다. 머리나 등을 쓰다듬는 것도 어렵지 않다. 오히려 더 만져달라는 듯 골골송(고양이가 기분 좋을 때 내는 소리 및 진동)을 부른다. 이날 룸피니 공원을 찾은 한 방콕 시민은 “태국 사람은 대부분 고양이를 사랑한다. 나도 그렇다. 고양이는 귀여우면서 귀족적인 이미지도 있는 것 같다”며 “고양이에게 밥과 물을 챙겨주는 사람도 많다”고 말했다.
방콕 룸피니 공원의 길고양이들. 박재림 기자
방콕 수쿰빗의 4성급 호텔 방콕 렘브란트 호텔 앤 스위트 인근 거리에서 만난 길고양이. 독특한 귀 모양은 중성화 수술을 마쳤다는 의미다. 박재림 기자
청설모가 방콕 시가지의 전깃줄을 타고 이동하고 있다. 박재림 기자 주인과 방콕 도심을 함께 걷거나 개모차를 타고 산책하는 반려견도 자주 볼 수 있었다. 타이비엣젯 국내선 항공기를 타고 이동한 태국 북부도시 치앙마이에서는 주인이 없어 보이는 개들을 거리에서 여러 번 만났다. 지역의 대표적 사원인 도이수텝 사원에서도 그랬다. 출입구 근처는 물론 내부에도 개들이 자유롭게 돌아다녔다. 이들을 위한 밥그릇과 물그릇에도 사료와 물이 채워져 있었다. 목줄을 하지 않은 중형견들이 돌아다님에도 현지인들은 대수로운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듯 했다. 개들도 낯선 이방인의 접근에도 그리 경계를 하지 않으면서 머리를 허락하기도 했다.
방콕 수쿰빗 거리를 산책하는 반려견과 보호자. 박재림 기자
치앙마이 도이수텝 사원의 개와 방문객이 교감을 하고 있다. 박재림 기자
치앙마이 도이수텝 사원의 여러 동물 석상 및 조각들. 박재림 기자 타이비엣젯의 홍보 담당자이자 6마리 반려견의 집사 카란타랏 레드릿 씨는 “태국은 길거리 동물들이 사람들의 보살핌 속에서 행복하게 살아가는 나라”라며 “우리나라(태국) 사람들은 반려동물이든 길거리 동물이든 상관없이 교감하고 사랑한다. 거주 환경 등의 문제로 반려동물을 키울 수 없는 사람들이 펫푸드를 사서 길거리 동물에게 먹이면서 각별하게 챙기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태국 문화에 정통한 전문가는 “국민의 90% 이상이 불교를 신봉하는 태국은 윤회사상이 뿌리깊게 자리 잡았다. 모든 생명체가 윤회의 주체가 될 수 있고, 그렇기에 길거리의 동물도 전생의 인연일 수 있다고 믿는다”며 “쉽게 말해 길거리의 개, 고양이가 나의 조상일 수도 있다고 생각하기에 함부로 대하지 않고 아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치앙마이 도이수텝 사원의 출입구 계단에서 쉬고 있는 길강아지들. 박재림 기자
치앙마이 도이수텝 사원에 놓인 개 사료가 쌓인 그릇(왼쪽)과 물이 채워진 그릇. 박재림 기자
치앙마이의 길개들. 박재림 기자 그러한 배경 덕분인지 태국은 펫푸드 종류도 한국보다 훨씬 다양했다. 편의점과 대형마트에서 강아지를 위한 먹거리와 고양이를 위한 먹거리가 진열된 섹션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다. 한국과 비교하면 2~3배 이상 규모가 커보였다. 실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해 태국의 펫푸드 시장규모는 417억 바트(약 1조7000억원)로, 한국의 1조1800억원을 웃돌았다.
미오, 위스카스 같은 자국 브랜드는 물론 로얄캐닌, 퓨리나 같은 글로벌 브랜드의 제품이 다양하게 손님을 기다리는 가운데 가격 역시 한국보다 저렴한 수준이라 부담이 없었다. 반려인에겐 태국이 ‘펫푸드 쇼핑의 천국’이 되기 충분해보였다.
방콕 편의점의 펫푸드 코너에 진열된 다양한 제품들. 박재림 기자
방콕 길거리 노점상의 상품 진열대에 펫푸드가 놓여 있다. 박재림 기자 또 한 가지 눈에 띈 것은 방콕의 경우 마트와 편의점에 고양이용 펫푸드가 강아지용 펫푸드보다 제품의 종류와 수량이 2배가량 더 많다는 점이었다. aT 자료에 따르면 2022년 태국 반려인의 40.4%는 개, 37.1%는 고양이를 키운다고 밝혔다.
카란타랏 씨는 “실제로는 반려묘를 키우는 사람이 더 많을 것”이라며 “특히 방콕은 공간이 제한된 콘도미니엄이나 아파트에 사는 사람이 많은데 그런 곳들은 반려동물 양육이 금지된 곳이 많다. 결국 몰래 키우는 사람들은 자주 짖는 강아지보다는 고양이를 택하게 된다”고 말했다. 통계에 잡히지 않는 반려묘 양육 인구가 많기 때문에 고양이용 펫푸드가 훨씬 많이 판매 중이라는 설명이었다.
10월 30일부터 11월 2일까지 센트럴치앙마이공항점에서 열리는 펫페어 포스터. 박재림 기자
치앙마이 공항에서 보호자의 품에 안긴 반려묘. 박재림 기자
치앙마이 나이트사파리를 광고하는 치망마이 공항의 조형물. 박재림 기자 여행 중 구매한 기념품을 모아서 사진을 찍으면 해당 여행에서 테마가 무엇이었는지를 되돌아볼 수 있다. 코끼리바지, 코끼리 모양의 열쇠고리와 책갈피, 반려묘 및 지인 고양이 집사의 선물로 구매한 펫푸드 등을 한 데 모으니 타이비엣젯과 함께한 이번 방콕·치앙마이 여행을 한 단어로 표현한다면 ‘동물’이 가장 적당했다.
태국에서 구매한, 한국에서 구할 수 없는 펫푸드들. 박재림 기자 글로벌 항공권 예약 플랫폼 스카이스캐너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이달 초 추석 연휴에 한국인이 선호하는 해외여행 국가로 태국이 4위에 올랐다. 그만큼 태국은 여행객을 유혹하는 매력 포인트가 다양한 국가다. 멋진 관광지와 맛있는 음식, 비교적 저렴한 물가 같은 배경이 우선 손꼽히는 가운데 반려인 등 동물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도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음을 몸으로 직접 느낀 3박5일 여행이었다.
최근 반려동물과 함께 태국을 찾는 동반여행 상품이 출시된 가운데 여러 사정으로 반려동물과 함께할 수 없는 반려인, 온라인상으로 동물과 교감하는 ‘랜선집사’ 등에게 태국 방콕과 치앙마이를 추천한다.
방콕-치앙마이 노선의 타이비엣젯 항공기. 박재림 기자
치앙마이 공항의 타이비엣젯 이미지. 박재림 기자
타이비엣젯 방콕발 인천행 비행기의 창가로 볼 수 있는 일출 장면. 박재림 기자 한편 타이비엣젯은 이번 인천-방콕 신규취항을 기념해 오는 12월16일까지 무료 항공권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타이비엣젯 카카오톡 채널 추가, 네이버 블로그 이웃추가, 네이버폼 작성 및 제출을 완료한 인원 중 3명(6장)을 뽑아 무료항공권을 선물한다. 여행기간은 내년 1월10일부터 3월28일까지.
비행을 준비하는 타이비엣젯의 비행기. 박재림 기자 방콕·치앙마이=박재림 기자 jami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