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재정자금 이자수익 1638억… ‘깜깜이 관리’ 비판 의식 첫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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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재정자금 이자수익 1638억… ‘깜깜이 관리’ 비판 의식 첫 공개
4.07% 수익… 기준금리 웃돌아 “유휴자금·지출 시기 예측 운용”
최근 일부 지방자치단체가 은행과 초저금리로 약정을 맺고 공적 자금을 부실하게 관리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서울시가 재정자금 운용결과를 처음 공개했다.

시민단체와 정치권 일각에서 제기되는 비판을 의식한 조치로 풀이된다.
서울시청 청사 전경. 뉴시스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해 회계연도 재정자금을 운용하며 1638억원의 이자수익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이자수익률은 4.07%로 같은 기간 한국은행 기준금리(3.0~3.5%)를 웃돌았다. 시는 금고의 공금 예금(고정금리), 정기예금(변동금리), 기업 MMDA(변동금리) 등 세 종류 예금 형태로 자금을 관리하고 있다. 시는 유휴자금 규모와 지출 시기를 따져 금리가 높은 상품에 자금을 예치, 수익을 올릴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대부분 유휴자금은 정기예금과 기업 MMDA 상품 등에 예치한 것이다.

시가 이날 재정자금 운용결과를 공개한 이유는 지자체가 금고 은행들과 맺은 약정 정보를 ‘업무상 기밀’이라는 이유로 공개하지 않는다는 비판이 제기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각 지자체는 조례에 따라 3년 또는 4년 단위로 약정해 금고를 지정하고, 기금 등에서 나온 여유 자금을 금고에 예치해 이자 수익을 얻는다. 그러나 대부분의 지자체는 금고 예치 금리를 밝히지 않고 있다. 서울시를 비롯해 전국 지자체의 70%가 금고로 지정한 농협은행도 예외가 아니다.

행정안전부가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전국 지자체 세 곳 중 한 곳은 여유 자금을 기준금리(연 2.5%)보다 낮은 금리로 은행 금고에 예치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기 과천시(0.55%), 부산 중구(0.60%), 충북 제천시(0.82%)가 이자율 하위 3곳이다. 해당 수치는 예금의 평균 잔액 변동 폭과 이자수익을 토대로 역산한 추정치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방 농협 금고의 약정금리가 기준금리보다 낮은 경우가 많고, 자금 운용도 비효율적이라는 지적이 있었다”며 “시는 약정금리를 당장은 공개할 수 없지만 자금을 효율적으로 운용하고 있음을 시민들에게 알릴 필요가 있었다”고 말했다.

시는 앞으로 재정자금 이자 수입과 수익률을 공개할 방침이다. 또 정부가 지자체 금고 약정금리 공개 방안을 마련하면 시 금고의 약정금리도 공개할 계획이다.

김세희 기자 saehee0127@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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