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력 성적표 받자”… 시민 2000명 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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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력 성적표 받자”… 시민 2000명 몰렸다
서울시 ‘9988 체력장’ 성황 유연성 등 6개 분야 등급 측정 여의도 한강공원 헬스장 방불 ‘손목닥터’ 참여 250만명 돌파 대사증후군 관리 등 앱 개편도
26일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은 비가 내린 뒤 갑작스럽게 떨어진 기온에도 체력장에 참가하는 인파의 후끈한 열기로 가득했다. 공원에 모인 시민들은 ‘스텝 박스’를 오르내리고, 윗몸일으키기와 턱걸이 대결을 하는 등의 운동을 하면서 활기찬 휴일을 보냈다. 행사장은 사전등록자 1000명과 현장참여자 1000명이 몰리며 거대한 체육관을 방불케 했다.

서울시는 이날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시민이 직접 체력을 점검하고 건강한 생활습관을 다질 수 있는 ‘9988 서울체력장’ 행사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는 지난달 시가 발표한 건강도시 종합계획 ‘더 건강한 서울 9988-3·3·3·3’의 일환이다. 99세까지 팔팔(88)하게 살 수 있도록 2030년까지 시민의 운동 실천율을 3%포인트 높이고, 시민체력등급을 3등급 더 올려 시민 건강 수명을 3세 늘리는 게 목표다.
“훌라후프 최강자, 양보 못해” 26일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열린 ‘9988 서울체력장’ 참가자들이 단체 훌라후프 대전을 펼치고 있다. 이번 행사는 건강을 생활 속으로 확산하기 위한 시민 체력장으로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건강 페스티벌 형식으로 꾸며졌다. 이재문 기자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건강 페스티벌이 열린 이날 행사장에는 체력존·식품존·건강존 등 다양한 테마의 참여형 부스가 마련됐다. 행사장에는 아이와 함께 손을 잡고 주말 나들이에 나선 시민들과 체력 측정을 위해 운동복을 입고 온 시민들이 눈에 띄었다. 아이와 함께 건강한 먹거리를 소개하는 식품존을 둘러본 김민정(43)씨는 “아이가 아이스크림에 당 함량이 높다는 걸 알게 됐고, 오늘을 계기로 조금 줄여보기로 다짐했다”고 말했다.

건강존 부스 체험프로그램에서는 무료 구강검진이 가능한 치과병원 이동진료버스가 눈길을 끌었다. 아이들은 간단한 구강건강교육을 받고 클레이로 직접 칫솔받침을 만드는 체험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인공지능(AI)를 활용한 자세측정과 맞춤형 운동처방을 내려주는 ‘마이베네핏’ 부스에도 긴 줄이 이어졌다. 안모(41)씨는 “평소에 몰랐던 습관이나 좋지 않은 자세를 알게 됐다”며 “앞으로 맞춤 스트레칭을 따라 해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학창 시절 체력장 프로그램을 재현한 체력 측정도 진행됐다. 측정에는 오세훈 서울시장과 함께 황규석 서울시의사회장·배우 정준호·뇌과학자 장동선·유튜버 핏블리 등이 참가했다. 오 시장은 “아침에 비가 와서 걱정을 많이 했는데 운동하기 좋은 날씨가 됐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배우 정준호는 “매일 1시간씩 헬스장에서 운동을 하고 있어 무난히 좋은 성적을 기록할 것 같다”고 자신했다.

6개 분야로 이뤄진 체력 측정에서는 악력계로 근력을, 윗몸일으키기로 근지구력을, 나무 상자를 오르내리는 스텝 박스로 심폐지구력을, 앉아윗몸앞으로굽히기로는 유연성을 확인한다. 불특정 신호에 맞춰 양발을 동시에 벌리는 반응시간을 보고 민첩성을 측정하며, 제자리멀리뛰기 기록으로는 순발력을 측정한다. 모든 코스를 돌면 체력 수준에 따라 1∼6등급까지 최종등급이 매겨진다. 이날 직접 3분 동안 높이 30.5㎝의 네모난 박스를 오르내리며 스텝 박스에 참가한 김현우(36)씨는 “평소 운동을 자주 하는데도 3분 측정시간이 마치 30분처럼 느껴졌다”고 말했다. 이날 2등급을 받은 오 시장은 “열심히 운동해서 다음에는 꼭 1등급을 받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서울시는 이날 새로운 비전을 담은 ‘손목닥터9988 2.0비전’ 개편을 선포했다. 이달 7일 누적 참여자 250만명을 돌파한 손목닥터9988은 다음달 서울체력9988, 대사증후군 맞춤형 관리, 치매 관리, 금연 클리닉 등 다양한 건강 서비스를 제공하는 통합 건강플랫폼을 새롭게 선보일 예정이다. 시민의 건강 수준을 높이기 위한 체력인증센터는 2030년까지 100곳이 조성된다. 오 시장은 “시민의 건강이 눈에 띄게 좋아질 수 있는 정책을 시행하며 건강한 서울을 만들기 시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병훈 기자 bhoo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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