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진 "명품 세 번 전달, 김건희와 통화"…오동운 출석놓고 해병특검·공수처 진실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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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진 "명품 세 번 전달, 김건희와 통화"…오동운 출석놓고 해병특검·공수처 진실공방 
영장심사를 포기한 건진법사 전성배 씨가 21일 민중기 특별검사팀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종로구 KT 광화문빌딩 웨스트에서 대기하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영장심사를 포기한 건진법사 전성배 씨가 21일 민중기 특별검사팀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종로구 KT 광화문빌딩 웨스트에서 대기하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건진법사' 전성배씨가 통일교로부터 받은 명품을 김건희 여사 측에 전달하고, 이후 김 여사와 통화해 "잘 받았다"는 말을 들었다고 법정에서 증언했다. 김 여사가 처음에는 선물을 받기를 꺼렸지만, 이후에는 자연스럽게 받았다는 취지의 진술도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이진관 부장판사)는 28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된 전씨의 두 번째 공판을 열었다. 이날 재판은 피고인 신문 조서와 서증 조사를 중심으로 진행됐다.

전씨는 김 여사와 공모해 2022년 4~7월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으로부터 다이아몬드 목걸이, 샤넬백 등 8000여만원 상당의 금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특검은 전씨가 김 여사의 해외 순방 일정을 미리 확인하고, 전달 시점을 알려줬다고 보고 있다.

전씨는 검찰 조사 단계에서 "통일교로부터 받은 샤넬 가방과 그라프 다이아몬드 목걸이 등을 김 여사 측에 전달하지 않았다"고 진술했으나, 재판에서는 "전달했다"고 말을 바꿨다. 이 같은 이유에 대해 그는 "검찰 조사 때는 모면하려는 마음이 있었지만 법정에서는 진실대로 말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전씨는 "김건희에게 전달하는 과정에서 심부름한 사람이 유경옥 전 대통령실 행정관이었기 때문에 '유경옥에게 전달했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어 "물건이 건너갈 때마다 김건희와 통화했다"며 "김 여사가 직접 '잘 받았다'고 말했다"고 증언했다. "처음엔 받기를 꺼렸지만, 세 번 정도 건네진 뒤부터는 자연스럽게 받는 것 같았다"는 말도 덧붙였다.

재판부가 '김건희 또는 김건희 측 인사와 협의해 진술을 바꾼 것이냐'고 묻자 전씨는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며 "외압이 많았다"고 답했다. 그는 또 지난해 해당 명품이 반환된 경위에 대해 "그쪽에서 돌려준다고 했다"며 "물건으로 말썽이 날 수 있다고 생각한 것 같다"고 말했다.

같은 날 오후 열린 김건희 특검팀(민중기 특별검사팀) 정례 브리핑에서는 검찰을 향한 수사 본격화 방침이 발표됐다. 김형근 특별검사보는 "법상 수사 대상임에도 미진했던 사건을 균형 있게 진행하기 위해 변호사 위주의 특별수사관으로 팀을 재편하고, 제2조 1항 14호·15호 관련 고발 사건 기록 검토에 착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채상병 순직 사건과 관련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수사 방해·지연 의혹을 수사 중인 이명현 순직해병 특별검사팀(해병특검)이 이번 주 공수처 관계자들을 줄소환한다. 다만 오동운 공수처장의 출석을 놓고 공수처와 해병특검이 서로 다른 입장을 내놓고 있어 오
처장 출석을 두고 진실공방으로 흐르는 양상이다.  

이날 정민영 해병특검보는 정례 브리핑에서 "오 처장을 오는 31일 오전 9시 30분에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오 처장은 지난해 8월 접수한 송창진 전 공수처 부장검사의 위증 혐의 고발 건을 1년가량 대검찰청에 통보하지 않은 혐의(직무유기)를 받고 있다.

다만 오 처장의 출석 날짜를 놓고 두 기관은 서로 다른 입장을 냈다. 우선 특검측이 오 처장이 31일 출석한다는 입장을 내자 공수처는 기자단 공지문을 통해 "현재까지 출석일정과 관련해 공수처장이 공식적으로 통보받은바 없으며 일정 역시 확정된게 아니다. 보도에 참고하시기 바란다"고 답했다.

그러나 약 30분 뒤 특검측은 기자단 공지문을 통해 공수처의 입장을 반박했다. 특검측은 "특검은 16일 오동운 공수처장에 대하여 오는 28일에 특검에 출석하라는 요구서를 발송했고, 해당 요구서는 등기우편으로 17일 공수처에 도달했다"며 "26일 저녁 오동운 처장 변호인이 특검에 연락하여 28일 출석은 어렵다고 하며 31일에 출석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반박했다.

이에 공수처 고위관계자는 아주경제와의 통화에서 "어떤 경우든 처장님이 31일자 출석 통보를 전달받거나 확답한적 없다"며 "(변호인이) 31일에 출석하겠다는 의사를 밝힌것인지 물어봐 달라"고 재반박했다.

이에 아주경제는 특검 관계자에게 공수처의 입장을 전달했고 특검측은 "공지 드린 바와 같다"며 짧막한 입장을 냈다.

특검의 재반박에 공수처 고위관계자는 "'협의중'이라면 이야기가 되지만 오늘 브리핑과 저 공지는 확정됐다는거 아니겠는가"라며 "출석한다고 해도 30분전에 상황이 바뀌는 경우도 있다"고 답했다.
아주경제=권규홍·원은미 기자 spikekwon@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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