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솔 진보당 의원이 지난 28일 카트 추락으로 인한 인명사고가 발생한 경기 가평 크리스탈밸리 골프장을 직접 방문해 사고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손솔 의원실 제공 국내 야외 골프장에서 최근 3년6개월 동안 1700건이 넘는 각종 사고가 발생, 11명이 숨지고 38명이 다친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 시설 관리나 안전조치 미흡에서 비롯된 인재(人災)로 정부의 점검 강화가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9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인 손솔 진보당 의원이 소방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2년 3월부터 올해 8월까지 전국 야외골프장에서 발생한 사고는 총 1702건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사망자는 9명, 부상자는 38명이었다. 이달 경기 가평 크리스탈밸리 골프장에서 작업용 카트가 추락해 근로자 2명이 숨진 사고까지 포함하면 사망자는 총 11명에 이른다.
소방청은 3년 전부터 골프장을 별도 사고 장소로 분류해 통계를 관리하고 있다. 구조출동 건수는 ▲2022년 339건 ▲2023년 344건 ▲2024년 656건으로 매년 급증했다. 올해 들어서도 8월 기준 이미 363차례 발생했다. 2022년 이후 총 1702건 중 화재·추락·끼임 등 직접적인 인명피해로 이어진 사고는 435건, 전체의 26%에 달했다.
사진=손솔 의원실 제공 지역별로는 경기도가 498건으로 가장 많았고, 강원(189건), 경남(179건), 경북(149건), 전남(111건) 등이 뒤따랐다. 산악지형에 위치한 골프장이 많고, 오르막·내리막 경사가 심한 도로 구조가 사고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경기도에서 차량 추락이나 낙상 등의 사고가 잇따랐다. 2024년부터 올해 8월까지 전국 골프장 추락 사고 구조 건수만 보면 전체 16차례 중 절반이 넘는 9건이나 발생했을 정도다.
지난 18일 가평 크리스탈밸리 골프장에선 근로자가 몰던 작업용 카트가 5m 아래 굴다리로 추락, 탑승자 2명이 숨졌다. 손솔 의원실은 “경기북부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와 사고 발생 10일 후인 28일 현장을 방문해 확인한 결과, 사고 지점에는 약 15㎝ 높이의 연석과 1m 폭의 잔디밭만 있었다”며 “안전펜스나 추락 주의문이 전혀 설치되어 있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고 현장 아래에는 높이 4.8m의 굴다리가 있었지만, 이를 알리는 표지판도 없었다”고 덧붙였다.
사진=손솔 의원실 제공 경찰은 사고 차량 결함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감식을 의뢰한 상태다. 또 골프장 도로 내 안전 펜스 미설치 등 골프장 관리자의 안전 조치 의무 위반(중대재해처벌법) 여부는 강원고용노동지청과 협의해 법률 적용 검토 중에 있다.
손 의원은 “야외골프장 사고는 대부분 시설 관리와 안전 점검만 철저히 했더라면 충분히 막을 수 있는 사고들이다. 가평 사고 현장에 안전펜스 하나라도 있었다면 두 노동자의 목숨을 지킬 수 있었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나아가 문체부의 긴급한 대응을 촉구한 그는 “전국 골프장의 도로·카트·안전시설에 대한 전수조사와 긴급 점검에 나서야 한다”면서 “스포츠시설의 안전은 이용객의 편의를 넘어, 그 현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생명과 직결된 문제”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