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KBL 제공 역대 최다 얼리 엔트리, 꿈은 뜨겁지만 현실은 냉정하다. 남자프로농구에 얼리 엔트리 바람이 분다. KBL(한국농구연맹)은 다음 달 14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2025 프로농구 신인드래프트를 개최한다. 46명의 도전자 중 역대 최다인 14명이 얼리 엔트리로 참가신청서를 제출했다. 대학에선 국가대표 출신 문유현(고려대 3학년)과 프레디 무티바(건국대 3학년·콩고민주공화국)를 비롯한 12명, 고교에선 양우혁(삼일고 3학년)과 송한준(광신방송예고 3학년) 등 2명이 도전한다.
흐름이 바뀌고 있다. 얼리 엔트리가 늘어나는 추세다. 실제로 높은 순번에서 뽑히기도 한다. 지난 시즌 드래프트 1순위(홍대부고 박정웅), 2순위(경복고 이근준) 모두 고졸 출신이었다.
사진=KBL 제공 흐름의 시작은 송교창(KCC)이다. 송교창은 2015년 삼일상고(현 삼일고) 졸업 예정자 신분으로 프로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3순위로 KCC 유니폼을 입었다. 고졸 출신이 로터리픽에 뽑힌 건 리그 최초였다. 2020~2021시즌엔 고졸 선수 최초로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까지 수상하며 리그 톱 선수로 거듭났다. 성공 신화의 주인공은 냉정한 조언을 전했다. 송교창은 “아마추어 무대에서 뛰다가 프로 무대에 오면 적응하기가 쉽지 않다. 신체조건도 남다르고, 외국인 선수도 있어서 그동안 뛰던 레벨과 다르다”며 “그럼에도 계속 부딪혀보고 깨져봐야 한다. 답은 그거 하나”라고 조언했다.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안양고 출신 김형빈(SK)은 2019~2020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5순위로 SK의 지명을 받았지만, 입지를 다지기까지 7시즌이 걸렸다. 올 시즌 처음으로 평균 20분 넘게 뛰고 있다. 2020~2021 신인 드래프트 1순위 출신 삼성 차민석(현 상무)도 마찬가지다. 제물포고를 졸업해 바로 프로에서 5시즌을 뛰었으나, 주전으로 자리잡지 못했다. 그만큼 적응이 어렵다는 의미다.
박정웅. 사진=KBL 제공 지난 시즌부터 드래프트 일정이 11월로 바뀌면서 경쟁이 쉽지 않다. 신인들은 이미 시즌을 시작한 선배들 사이에서 적응해야 한다. 1순위 출신 박정웅도 지난 시즌엔 19경기 평균 6분38초 출전에 그쳤다. 비시즌 훈련을 함께한 올 시즌엔 9경기 평균 18분10초를 뛰고 있다. 박정웅은 “사실 이제까지 했던 농구는 다 놓고 와야 하는 것 같다. 프로는 정말 잘하는 형들이 모여있는 곳이다. 자신이 잘하는 걸 하기보단 수비, 허슬을 보여줘야 기회를 받을 수 있다. 잘 준비해서 왔으면 한다”면서 “시즌 중에 들어오니 방향성을 잡기가 더 어렵다. 나도 어리바리했었다. 그래도 비시즌을 보내면 팀 전술의 방향성, 세세한 부분까지 배울 수 있어서 좀 수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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