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잠수함 건조 승인에 국내 조선업계 특수선 수출길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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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잠수함 건조 승인에 국내 조선업계 특수선 수출길 열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한국 핵추진 잠수함 건조 승인 결정이 국내 조선업계에 특수선 수출의 길을 활짝 열어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번 결정으로 핵추진 잠수함 건조기업에 국내 특수선 ‘양강’인 한화오션이 낙점됐다. 한화오션은 특수선 분야 경쟁업체인 HD현대중공업과 비교해 잠수함 건조실적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으며 미국 현지에 한화필리조선소를 보유해 트럼프 대통령의 선택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8월 27일 필라델피아 한화 필리조선소에서 열린 미국 해양청 발주 국가안보 다목적선 ‘스테이트 오브 메인’호 명명식에서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과 악수하고 있다. 뉴시스 30일 국내 조선업계에 따르면 미국이 핵추진 잠수함 건조에 필수적인 핵연료 제공을 허용하면서 한국군과 특수선 업계의 숙원사업이었던 원자력 추진 잠수함 개발은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아울러 이번 승인은 국내 조선업 블루오션인 특수선 수출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핵추진 잠수함을 개발·운용하려면 소형 원자로 및 농축우라늄 연료 확보가 필수적이다. 이런 연유로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 등 국내 특수선업체들은 100㎿(메가와트)급 일체형 소형원자로의 개발에 나섰고 이런 상황에서 농축우라눔 확보는 핵추진 잠수함 운용을 위한 마지막 관문으로 여겨졌다.

핵추진 잠수함은 현재 국내업체가 건조 중인 디젤 추진 잠수함(3000톤급)과 비교해 소형원자로와 농축우라늄을 탑재해야 해 크기가 6000∼7000톤급으로 커진다. 다만 핵추진 잠수함도 일반 상선에 비해선 규모가 작아 국내 중소형 조선소의 독(건조공간)에서 충분히 건조할 수 있다. 핵추진 잠수함은 선가는 척당 2조2000억원에 달하는 고부가가치 선박이다.

특히 국내 특수선 양강인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이 수출을 위해 원팀을 구성한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승인은 국내업체의 특수선 경쟁력을 크게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된다.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은 지난 2월 함정 수출사업 참여시 원팀을 구성해 HD현대중공업이 수상함 수출사업을, 한화오션이 잠수함 수출사업을 주관한다는 내용의 업무협약을 맺은 바 있다.

한화오션은 트럼프 대통령 발표와 관련 “이재명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께서 양국 간 핵심적이고 중요한 결단을 내린 것을 지지하고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며 “한화는 첨단 수준의 조선 기술로 지원할 준비가 됐다”고 밝혔다.

특히 미국이 그간 최우방국에도 제공하지 않았던 핵심 군사기술을 한국에 허용한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AP통신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를 인용해 “미국의 핵잠수함 관련 기술은 미군이 보유한 가장 민감하고 철저히 보호돼온 기술”이라며 “이번 결정은 이례적인 수준의 기술 공유 조치로 평가된다”고 보도했다.

무엇보다 전통의 동맹국인 영국은 물론, 새롭게 핵잠수함 도입을 추진 중인 또 다른 동맹국 호주에도 제공하지 않은 기술까지 이전하는 것이어서 관심을 끈다. 실제 해당 매체는 “미국은 그동안 핵잠수함 기술을 극비로 유지해왔고 가까운 동맹인 영국·호주와의 협정에서도 미국의 직접 기술 이전은 포함되지 않았다”며 이번 발표의 파급력을 강조했다. 앞서 미국은 2021년 ‘오커스(AUKUS)’ 협정을 통해 호주에 핵추진 잠수함 건조를 지원했지만 핵심 기술 이전 조항은 제외한 바 있다.

핵추진 잠수함 보유는 역대 한국 정권의 오랜 염원이었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 시절에도 핵추진 잠수함 도입을 위해 미국 측에 문의했으나 당시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를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보다 더 거슬러 올라가면 북한이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를 선언한 1993년 김영삼 정권 이후 우리나라는 핵추진 잠수함 개발의 문을 꾸준히 두드려 왔다. 일본 산케이신문은 이날 “핵추진 잠수함 개발·보유는 (한국) 보수·진보 진영을 불문하고 역대 정권에서 검토됐지만 좌절이 거듭됐다”며 “이재명 정권은 미군 부담 경감을 호소해 ‘비원 성취’를 도모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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