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호의 영화 속 건강이야기] 백해무익 ‘전자담배’, ‘척추 건강’에도 악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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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호의 영화 속 건강이야기] 백해무익 ‘전자담배’, ‘척추 건강’에도 악영향
최근 개봉한 폴 토마스 앤더슨 감독의 신작 ‘원 배틀 애프터 어나더’가 전 세계 영화계의 극찬을 받고 있다.

3시간에 가까운 러닝타임에도 불구하고 영화 평점 사이트인 로튼토마토 신선도 96%, 메타크리틱 95점, 시네마스코어 A 등 높은 점수를 기록하며 올해 최고의 영화로 손꼽히고 있다. 국내에서도 평론가와 관객 모두에게 호평을 받으며 인기몰이다.

영화는 반정부단체 ‘프렌치75’가 미국과 멕시코 국경의 이민자 구금소를 습격하면서 시작된다. 주인공인 밥(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은 단체의 폭파 전문가이자 단체의 리더인 퍼피디아(테야나 테일러)의 연인이다.

하지만 둘 사이에 아이가 생기며 밥은 활동에서 물러나기 시작했으나 퍼피디아는 혁명 활동이 우선이라며 가정을 외면하고 집을 나선다.

이후 프렌치75의 작전은 점점 과격해져만 가고 결국 퍼피디아는 체포된다. 퍼피디아의 체포 직후 밥은 딸 윌라(체이스 인피니티)를 데리고 ‘박탄 크로스’라는 도시로 도망간다. 하지만 16년 후 과거 프렌치75 소탕 작전의 주축이자 퍼피디아에게 집착하던 스티브 록조 대령(숀 펜)이 밥과 윌라의 행방을 알게 되고 그들을 잡기 위한 대대적인 작전을 펼친다. 그리고 이들은 서로 쫓고 쫓기는 추격전에 휩싸이게 된다.

이번 영화는 스크린을 통해 전달되는 강렬한 메시지뿐만 아니라 등장 인물들의 걸음걸이와 말투, 사소한 생활습관을 섬세하게 설정해 표현한 점이 돋보였다.

특히 주인공 밥은 시도 때도 없이 손에 전자담배를 쥐고 놓칠 않는다. 그는 다시 쫓길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억누르려는 듯 집 안은 물론 딸의 학교 상담 자리에서도 무의식적으로 전자담배를 피운다.
이러한 현실감 있는 연출에 감탄하기도 했지만 한편으론 전자담배가 우리 일상 속 깊숙이 자리 잡았다는 우려가 앞섰다. 전자담배가 일단 담배보다 덜 해로울 것이란 인식이 있을 수 있지만 전자담배 역시 니코틴을 포함한 각종 유해물질을 함유하고 있다. 특히 전자담배는 흡입량 조절이 어렵고 사용이 간편해 오히려 더 많은 니코틴을 자주 섭취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여기에 흡연은 폐질환뿐 아니라 척추 건강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니코틴은 혈관을 수축시켜 척추 디스크(추간판)에 필요한 혈류 공급을 감소시키고 산소와 영양 전달을 방해한다.

그 결과 디스크의 탄성이 낮아져 외부 충격에 약해지고 퇴행성 변화가 촉진될 수 있다. 이는 허리디스크(추간판탈출증)나 척추관협착증 등 각종 척추질환의 위험을 높이는 주요 원인 중 하나다. 또한 니코틴은 칼슘과 비타민D의 대사를 방해해 골다공증 위험을 증가시킨다. 약해진 뼈는 작은 충격에도 손상되기 쉬워 척추와 관절 질환의 발생 가능성을 높인다.

이에 만약 오랜 기간 흡연을 해온 척추질환 환자나 허리디스크 증상이 있는 경우라면 전문적인 치료와 함께 금연 결심이 병행돼야 한다. 한의학에서는 침·약침, 추나요법, 한약 처방 등 한의통합치료를 통해 척추질환 치료를 돕는다.

이를 통해 혈액순환 개선, 염증 및 통증 완화, 척추 조직 회복 등을 유도함으로써 퇴행성 변화를 늦추고 재발을 예방한다.

흡연이 백해무익하다는 것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전자담배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다. 요즘은 젊은층 뿐만 아니라 중장년층에서도 전자담배 사용이 늘고 있는 만큼 금연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

영화 속 주인공이 언제 자신을 잡으러 올 지 모르는 불안감 속에서 전자담배에 의존했듯 현실에서도 스트레스 해소를 이유로 흡연을 택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는 결국 자신의 건강을 해치는 선택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이진호 자생한방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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