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전체 연봉 2위다운 활약이었다. 로스앤젤레스(LA)FC의 ‘슈퍼스타’ 손흥민이 거의 풀타임을 소화하며 ‘가을 축구’의 첫 경기를 승리로 이끌었다.
손흥민은 30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LA의 BMO 스타디움에서 열린 오스틴FC와의 2025 MLS컵 플레이오프(PO) 서부 콘퍼런스 1라운드 1차전 홈 경기에 ‘흥부 듀오’ 드니 부앙가와 공격진을 이뤄 선발 출장해 후반 추가 시간까지 뛰고 2-1로 앞선 상황에서 제레미 에보비시로 교체됐다.
“비켜, 해결사 나가신다”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로스앤젤레스(LA)FC의 손흥민(왼쪽)이 30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LA의 BMO 스타디움에서 열린 오스틴FC와의 2025 MLS컵 플레이오프(PO) 서부 콘퍼런스 1라운드 1차전 홈 경기에서 상대 수비 견제 속에 드리블을 하고 있다. LA=AFP연합뉴스 손흥민은 지난 19일 콜로라도 라피즈와의 정규리그 최종 36라운드에서 MLS 9호골을 터뜨렸다. 지난 8월 MLS 무대 이적 후 10경기 9골 3도움으로 경기당 1.2개의 공격포인트를 기록하며 단숨에 LAFC 공격진의 핵심으로 자리 잡았다. 이날은 공격 포인트를 추가하진 못했지만, 후반 34분 네이선 오르다스의 결승골에 명백하게 관여했다. LAFC는 이날 전반 20분 상대 자책골로 기선을 제압했지만, 후반 18분 문전 혼전 상황에서 존 갤러거에게 동점골을 내줬다. 양 팀이 1-1로 팽팽히 맞선 후반 34분, 손흥민이 공격의 마무리가 아닌 시발점 역할을 맡았다. 센터서클에서 공을 넘겨받은 뒤 페널티박스 근처까지 시원한 돌파를 통해 공격 활로를 연 손흥민은 페널티 지역 왼쪽에 있던 부앙가에게 결정적인 패스를 건넸다. 손흥민의 패스를 받은 부앙가가 날린 슈팅은 상대 수비의 몸에 맞고 살짝 굴절된 뒤 골대 방향으로 흘렀다. 공이 골라인을 통과하기 직전 오르다스가 발을 갖다대면서 결승골을 터뜨렸다. 손흥민의 공격포인트가 기록되진 않았지만, 손흥민의 공헌이 뚜렷한 골이었다.
LAFC는 오르다스의 결승 골에 힘입어 2-1로 승리하며 콘퍼런스 준결승 진출의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MLS는 정규리그 36경기를 소화한 뒤 동·서부 콘퍼런스 각 8개 팀이 PO를 치러 챔피언을 가린다. 1라운드는 3전 2승제이며, 콘퍼런스 준결승과 콘퍼런스 결승, 챔피언결정전은 모두 단판 승부로 치러진다. 서부 콘퍼런스 3위 LAFC와 6위 오스틴FC의 PO 1라운드 2차전은 다음달 3일 오스틴FC의 홈인 텍사스주 오스틴의 Q2 스타디움에서 열린다.
네이선 오르다스. AFP연합뉴스 MLS 사무국은 이날 경기의 MVP 격인 플레이어 오브 더 매치(Player Of The Match)로 손흥민을 선정했다. MLS 사무국은 손흥민에 대해 “팀에서 최고의 선수이자 슈퍼스타일 때, 기대치에 충족하지 못할 수도 있다. 하지만 손흥민은 항상 이를 이뤄왔다. 비록 점수표에 그의 득점은 없었지만 그의 기여도를 봤을 것이다. 우리는 그의 움직임과 이 모든 플레이를 정말 좋아한다”고 전했다. 축구 통계 전문매체 풋몹도 두 차례 유효 슈팅을 기록하고 7차례 기회 창출, 86%(18/21)의 패스 성공률을 기록한 손흥민에게 양 팀 최고 평점인 8.1을 부여했다. 한편 30일 MLS 선수협회가 발표한 2025 연봉 가이드에 따르면 손흥민이 MLS에서 ‘축구의 신’ 리오넬 메시(인터 마이애미)에 이어 연봉을 두 번째로 많이 받은 선수로 나타났다. 손흥민은 기본급 1036만8750달러(약 147억6000만원)를 받는다. 기본급 1200만달러의 메시에 이어 MLS 전체 2위에 해당한다. 이번 자료에서 기본급이 1000만달러가 넘는 선수는 메시와 손흥민 둘뿐이었다.
MLS 선수협회는 지난 1일을 기준으로 선수들의 연간 기본급과 ‘평균 보장 보수’를 나눠 발표했다. 연간 평균 보장 보수는 기본급에 1년 단위로 환산한 계약금, 마케팅 보너스 등까지 합한 액수다. 선수들의 성과에 따른 보너스는 아직 달성 여부가 확정되지 않았기에 포함되지 않았다. 연간 평균 보장 보수에서도 손흥민은 1115만2852달러로, 메시(2044만6667달러)에 이어 2위에 자리했다. LAFC의 선수단 연봉 총 지출액이 3000만달러를 조금 웃도는 것으로 나타나 손흥민은 팀 연봉의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는 셈이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득점왕 출신으로 미국 입성 때부터 ‘슈퍼스타’ 대접을 받았던 손흥민은 이번 자료를 통해 메시와 더불어 MLS에서 ‘투톱’임이 재확인됐다.
남정훈 기자 ch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