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서울시향과 뉴욕 간 츠베덴 “이번이 세계 무대를 향한 첫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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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서울시향과 뉴욕 간 츠베덴 “이번이 세계 무대를 향한 첫걸음”
10년만의 서울시립교향악단 미국 투어를 이끌고 있는 얍 판 츠베덴 음악감독은 2일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문화사절로서 서울시향과 연주하는 것이 자랑스러웠다”고 소회를 밝혔다.
얍 판 츠베덴 서울시립교향악단 음악감독이 9월 23일 서울 종로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작곡가 정재일에게 위촉한 신작 ‘인페르노’ 및 미국 순회 공연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2018년부터 6년간 뉴욕 필하모닉을 이끌었던 츠베덴에게 이번 투어는 각별한 의미를 지닌다. 그가 몸담았던 뉴욕에서, 카네기홀 무대에 ‘새로운 오케스트라’를 이끌고 복귀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는 지난 5월 네덜란드 공영방송 KRO-NCRV의 탐사 프로그램 ‘포인터(Pointer)’ 보도로 단원들에게 폭압적일 정도로 권위적이라는 비판을 받은 직후라 뉴욕 예술계의 이목이 집중된 무대였다. 카네기홀 공연을 앞두고 이뤄진 뉴욕타임스 인터뷰에서 그의 뉴욕 시절이 코로나19 여파로 길어진 공백과 연기된 프로젝트들로 “다소 침울하게 마무리됐다”는 진단도 나왔다. 츠베덴은 당시 은퇴까지 고민했다고 털어놨다. 그런 그가 뉴욕으로 돌아와 올린 이번 공연은 ‘새 출발’을 증명한 장면이었다. 다음은 츠베덴 음악감독과 서면 일문일답.

-서울시향의 카네기홀 공연이 현지에서 호평받았다. 무대에 선 마에스트로에겐 어떤 연주, 어떤 밤이었나.

“오케스트라가 정말 잘 준비되어 있어서 카네기홀에서 최고 수준의 음악을 함께 만들 수 있었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문화사절로서 서울시향과 연주하는 것이 자랑스러웠다. 앞으로도 서울시향과 더 좋은 공연을 선보일 수 있길 바란다. ”
-뉴욕에서 활동했던 마에스트로에게 이번 미국 투어는 여러모로 뜻깊은 분기점일텐데 어떤 의미를 두고 싶은가.

“서울시향이 뉴욕 카네기홀에 초청받은 것은 교향악단 역사에 중요한 이정표이고, 음악감독으로서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카네기홀은 세계 최고 수준의 공연장 중 하나로, 한국을 대표하는 오케스트라와 함께 그 무대에 서게 되어 감회가 남다르다. 오클라호마의 맥나이트센터에서의 공연도 중요하다. 이곳은 시카고 심포니,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 뉴욕 필 등 세계 정상급 오케스트라들이 방문하는 명소로 자리 잡았고, 나 또한 뉴욕 필하모닉과 여러 차례 공연한 무대에 다시 오르게 돼 매우 영광이다. ”
-한국을 대표하는 오케스트라로서 서울시향 역사에서 이번 투어는 어떤 의미로 앞으로 평가받을까.

“이번 투어는 한국 클래식 음악이 지닌 창의성과 가능성을 미국 무대에 선보인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있고, 전 세계 무대를 향한 다양한 가능성을 모색하는 첫걸음이라고 생각한다. ”

츠베덴을 영입했던 뉴욕 필하모닉 전 최고경영자 데보라 보르다는 뉴욕타임스와 인터뷰에서 “츠베덴은 오케스트라 빌더”라고 말했다. “그가 서울로 초청된 이유도 바로 그 때문이었습니다. 이전까지는 무난하지만 뚜렷한 개성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던 오케스트라의 수준을 끌어올리기 위해서였습니다. ”

박성준 선임기자 alex@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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